2000년대 이후 대학은 늘어난 여학생 숫자에 맞게 여성교원 증원 노력이 적극적 조치와 함께 추진되었고, 이공계열의 여대생 지원 확대, 성희롱ㆍ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와 피해 구제 등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대학에서 성평등 정책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서 주변적인 의제로 남아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세 가지 과제를 살펴보았다. 첫째, 그동안 대학의 성불평등 해소 전략으로 어떤 논의들이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보았다. 둘째, 현재 한국 대학의 성평등 수준은 해외 대학들과 비교하여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를 주요 성평등 지표를 가지고 비교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성평등 증진을 위하여 현재의 제도적 조건을 짚어보고 필요한 전략을 찾아보았다. 국내 대학의 성평등 수준은 해외 대학과 비교하여 여학생 비율, 여성교원 비율, 이공계열 여성 비율, 리더십의 대표성 등이 여전히 낮았다. 주요보직, 그중에서도 총/학장의 비율은 비교가 무의미한 수준이며, 제도화 면에서 이렇다 할 추진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평가 역시 성인지 관점이 반영되어 있지 않고,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별도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데 그쳤다. 대학의 성평등 증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개별 대학의 추진체계 정비와 규정 마련, 차별금지 제도화와 문화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