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빅데이터의 결합이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 혐오 등을 증폭, 재생산하는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인공지능 윤리기준의 마련과 알고리즘적 공정성 확보 등의 대안이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본 논문은 인공지능 기술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공지능 윤리의 문제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페미니스트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IT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초점집단 인터뷰와 문헌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이 논문에서는 기술 개발과 제품 기획 사이의 관계가 보다 긴밀해지는 인공지능 업계의 젊은 개발자들이 디지털 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들의 ‘위치지어짐(situatedness)’은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데이터의 편향 제거에 초점을 맞추는 현재의 인공지능 윤리 담론을 넘어, 다른 방식의 ‘인공지능 하기’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개발자들의 부분적 시각이 대안적 기술의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본 논문은 페미니스트 인공지능 하기를 실천하는 주체로서 여성개발자의 역할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본 논문은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윤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아 온 여성 개발자들이 정의로운 인공지능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가능성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