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성폭력 사건 해결이 법시장화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하여 성범죄 전담법인들이 가해자 변호를 위해 사용하는 정당화의 기술들과 이들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의 구조를 살펴보았다. 성범죄 전담법인은 가해자의 삶을 스펙화하여 다양한 감경 사유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이에 대한 재판부의 승인은 성범죄 전담법인들의 개입 여지를 확장시키고 성폭력 판례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는 가해자의 법적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공유, 판매하고 가해자들의 연대감을 강화한다. 또한 가해자들의 억울함을 강조하고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성공사례를 홍보하고 이는 자필후기와 같은 방식으로 조작되면서 가해자 중심적 언어를 강화시킨다. 더불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조력은 성폭력 가해자 지원산업을 확장함으로써 카르텔화되고 있다. 이러한 법적 정보와 전문성의 상품화는 성폭력을 경제적인 것으로 재구성하고 시장 원리를 내면화한 가해자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합리적 소비자로 위치되고 가해자 커뮤니티들은 이들의 서사와 행위를 재구성하면서 ‘탈범죄화된 가해자 남성성’이 형성되고 있다. 이때 성폭력 사건 해결이라는 정치 투쟁의 장은 자본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문제로 ‘법시장화’되고 공공성, 윤리, 책임의 가치를 삭제시키고 있다. 이에 향후 성폭력 사건 해결을 둘러싼 장은 자원의 경쟁이나 승/패의 영역이 아닌 ‘성폭력 정치’가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폭력 사건의 해결은 신자유주의 통치성에 저항하는 ‘페미니즘 정치의 공공성’이 구성되는 영역으로 분석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