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세기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녹색광선Le rayon vert』(1882) 속에 과학과 문학이 어우러진 면모 그리고 작품이 조명하는 미래 과학의 예견을 살펴보고 베른의 소설과 동일한 제목의 에릭 로메르의 영화 ‘녹색광선’(1986) 속 소설의 반영과 변용을 살펴본다. 소설은 태양이 지는 마지막 순간 드물게 나타나는 녹색광선 속 낯선 면모에 대한 과학적 가설과 녹색광선을 볼 때 자신과 상대방의 진심을 읽게 된다는 하이랜드 전설을 하나로 녹여낸다. 이 작품은 당시 현상적으로 처음 밝혀진 녹색광선을 경이의 모험의 소재로 삼아 미래과학의 예견적 면모를 보여준다. 에릭 로메르의 각색 영화 ‘녹색광선’(1986)은 쥘 베른의 소설을 고스란히 옮기지는 않지만 진실한 마음의 교감을 위해 녹색광선을 찾아 떠나는 원작 테마와 소통하며 원작에서 과학적 가설과 문학적 상상을 함께 녹여내듯이 작품 속에 과학적 정보와 미신적 정보를 함께 녹여낸다. 쥘 베른의 소설에서는 녹색광선에 대한 원인을 과학적 가설로 소개한다면 에릭 로메르의 영화에서는 이 광선에 대한 원인을 이미 밝혀진 과학적 사실로 소개하고 있는가 하면, 베른의 소설에서 헬레나와 올리비에는 녹색광선이 비치는 결정적인 순간 광선을 보는 대신 서로를 바라본다면 영화에서는 주인공 델핀과 남자는 녹색광선을 함께 바라보아 소설의 결말에 다시 반전을 가져온다. 본 연구에서는 로메르의 영화에 반영된 베른의 소설의 요소와 변용된 면모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