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서술한 이 논문의 최종 목표는 주희철학의 활연관통(豁然貫通)에서 인식 위주의 신비주의적 요소를 탈각시킴으로써 도덕원리에 대한 지식(앎-知)과 의념의 순화(실천-行)가 필연적으로 연계되어 진행되는 유가철학 본연의 ‘앎’과 ‘실천’에 관한 이론인 지행론(知行論)을 정립하는 것’에 있다. 이 논문은 최종 목표 완성의 예비적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주희 활연관통에 대한 신비주의적 경향은 대부분 인식론 범주에서 그 의미와 방법론이 탐색되었다. 따라서 인식 위주의 신비주의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 그리고 인식이 실천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지행론 정립은 동일한 목적에서 드러나는 두 가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격물치지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一分一分) 축적되는 지식은 실질적인 도덕실천 경험에서 얻어진 것이고, 구체적인 도덕실천 경험에서 얻어진 지식은 곧 도덕규범과 원리에 대한 인식이며, 이 인식은 필연적으로 의념을 자극하여 도덕동기의 순일함으로 구체화 된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도덕동기의 순일함은 실제적 도덕정감의 진실한 느낌이고, 이는 도덕실천의 근본적 역량이기 때문에 앎의 작용을 확충해가면서 도덕적 지식을 축적하는 치지(致知)에서 의념을 순화하는 성의(誠意)로 진전되고, 다시 더 나아가 힘써 실천하는 역행(力行)으로의 진행은 사실적 도덕 심리의 자연스러운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형식으로 ‘앎(知)’과 ‘실천(行)’의 관계를 설정하면, 주희 도덕론에서 활연관통은 도덕지식의 완전함과 동시에 도덕 동기의 지극한 순일함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