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일본인·식민자2세 출신인 고바야시 마사루는 일본에서 3·1운동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깊이 있게 다룬 문학자이다. 3·1운동은 고바야시 마사루 문학에서 초기 작품부터 후기 작품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저류로 존재했다. 이러한 가운데 1969년에 발표한 소설 「만세·메이지52년」은 작품 발표 시기와 작품 구성 등의 측면에서 고바야시 마사루의 3·1운동, 혹은 일본의 3·1운동 가운데서도 가장 깊이 있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고바야시 마사루는 일본 정부가 1968년에 메이지유신 100주년을 계기로 일본 근대 100년의 역사적 기억을 재편·장악하려는 상황에 맞서 50주년을 맞이한 3·1운동을 문학적으로 소환했다. 더불어 한반도의 3·1운동을 당시 일본이 진행하고 있던 시베리아 출병 상황과 연계해서 이해하는 시점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베리아에서 일본군이 자행한 민간인학살과 3·1운동 당시 일어났던 학살과 탄압을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도 높게 그려냈다. 이러한 점에서 고바야시 마사루의 「만세·메이지52년」은 한국의 일본학이 보다 면밀하게 살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