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신유물론의 물질성에 대한 이해를 살펴보고, 어떻게 신유물론의 물질성에 대한 이해가 종교연구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물질종교 연구에서 신유물론의 위치와 역할이 무엇일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물질종교와 신유물론의 관계성의 논의를 시도한다. 여기에 이 논문은 신유물론 이론을 어떻게 종교현상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여, 종교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접점을 ‘측정’하고자 한다.
초학제적 연구로서 물질종교 연구에는 그 분과의 수만큼이나 많은 연구 방법들이 투사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방법들은 각각의 행위소가 되어 물질종교라는 거대한 지도를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유물론의 이론은 그런 지적 기획의 하나의 행위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물질종교-신유물론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물질종교의 지도를 그려나갈 수 있다. 물질종교라는 지적 지도는 단일하지 않으며, 고정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행위소들이 서로 관련되면서, 다양한 영토를 현실화한다. 그리고 신유물론은 이런 지식의 광활한 영토에서, 물질종교의 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중요한 ‘지도제작(cartography)’ 방식이 될 것이다.
지도제작이란 지식이 단일한 고정불변의 개별체가 아니라 지식과 지식이 상호 연동되고 관계되는 관계체임을 나타낸다. 따라서 다양한 지식적 배치를 통해 하나의 지식은 다른 지식과 네트워크처럼 연결되어 있다. 전체 지식이란 개별지식들이 서로를 횡단하는 관계를 통해서 발생하는 거대한 지식이다. 이와 같은 거대 지식은 각각의 개별체들이 촘촘이 연결되어 있는 지도를 그릴 때, 이해될 수 있다. 물질종교 역시, 다양한 지식들이 연결되어 종합되어 있다. 신유물론은 이와 같은 ‘물질-종교’라는 거대한 네트워크 속에서 지도를 제작하는 ‘일원(행위소)’으로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