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제주 용천동굴에서 출토된 토기 자료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이를 위해 토기 자료의 검토를 실시하여 편년과 성격을 제시하였고 같은 시기의 기록을 살펴 새로운 결론을 찾을 수 있었다.
토기는 인간의 흔적이기에, 그 분포로 볼 때 동굴의 이용집단은 동굴 전체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고에서 살펴볼 토기의 기종은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운반 및 저장기에 한정된다. 따라서 제주 용천동굴은 8세기 후반에서 9세기 전반경 당시의 시대 상황을 비추어 볼 때 탐라로 교역을 하기 위해 내려온 신라 상인집단의 ‘물품저장소’가 되며 출토된 토기들은 이를 위한 도구로 판단된다. 동굴의 주체인 신라 상인집단은 탐라에서 자체 생산이 어려운 쌀, 술, 소금, 철 등의 상품을 신라본토로부터 들여와 동굴에 보관하였다. 그리고 탐라 현지인들에게서 전복, 소 제품류, 귤, 해조류와 진주는 물론 약재(비자, 귀갑) 등의 특산품과 교환하였다. 이후 이 물품을 다시 본토나 일본 등으로 팔아 이윤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제주 용천동굴에서 출토된 토기 자료는 당시 신라 상인집단과 탐라간 교역체계 속에서 동굴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자료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