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실험적 태도로 다양한 미디어 장르를 오가며 활동해온 ‘다니엘스’ 감독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분석하며 그간의 영화 문법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미학으로 소수자, 가족 혹은 성장영화의 차원을 한층 상승시킨 양상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다니엘스는 홍콩영화 및 특정 영화 장르의 대표작들을 ‘다중우주’라는 장치를 통해 ‘불러오는’ 상호텍스트성으로 영화와 영화 사이 경계를 넘나드는 문법의 정수를 보여줬다. 또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배우들이 출연으로 배우들 자신의 역사를 영화 안에 ‘다시 쓰며’ 민족-국가-계급-문화 횡단과 같은 정체성의 번역자 역할을 담당하고 작품의 중심 주제와 의미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서사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노마디즘과 리좀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다중우주에 현존하는 ‘나’들을 횡단하며 기존의 질서를 허물어뜨린다. 이 우주들에서는 누군가가 우월한 힘으로 타인을 재단하지 않는데 이러한 영화의 서사는 동서양 사이 복잡다단한 역사와 정치학이 빚어내는 부침 속에 살아가는 이동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나와 집단 사이의 건강한 존립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