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지 시기에 조선 지식인들의 목표는 국권 회복이었다. 국권 회복의 방법으로 선택된 것은 교육이었다. 장도빈은 근대 교육자이자 국사 학자로서 국혼을 바로 잡기 위해 여러 저술서를 편찬하고 국사 교사로 활동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여성 교육을 주창한다. 조선의 유교적 폐습을 타파하고 여성을 교육해야 조선이 신문화로 진입할 수 있으며 자강해 진다는 것이다. 1925년 『조선명부전』은 이러한 의식 위에서 간행되었다.
『조선명부전』의 목차에 나열된 10명의 여성은 대다수 『삼국사기』에서 선정된 이들로, 제각기 수식어가 붙어있다. 그 수식어는 여성의 이상적인 면모를 규정하고 있으며 장도빈이 조선의 여성들에게 제시하고자 했던 여성의 표본이기도 하다.
장도빈은 여성의 개조를 주장한 바 있지만 ‘조선명부’에는 조선의 유교적 여성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그 이야기의 결말은 ‘여성의 행위’―‘국가의 공업’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는 당시 여성의 역할을 통해 국가 존망을 도모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따라서 이들은 장도빈의 필요에 따라 재해석된 여성들이었으며 나아가 시대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