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헤지펀드 행동주의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장기적 성장이나 주주이익 증대, 지배구조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우리나라는 2022년 3월 주주총회부터 몇 개의 펀드가 한꺼번에 행동주의 전략을 취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주주행동주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행동주의 펀드는 대상회사에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감사위원 선임 등을 요구하면서, 궁극적으로 이사회 진출을 모색하는 행동주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행동주의는 자본시장에서 주주의 목소리를 회사에 전달하는 유력한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 행동주의에 대해서는 단기 차익을 추구하면서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본 논문은 이런 비판이 왜 타당하지 않은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먼저 헤지펀드 행동주의에 대한 방어를 위해서 경영권 방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행동주의 펀드는 대상회사의 지분을 경영권 분쟁을 야기할 정도로 많이 취득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한 지분을 취득하더라도 그 이상으로 적대적 기업인수를 시도하는 형태로는 잘 나아가지 않는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부결된 경우 적대적 기업인수로 나아갈 가능성은 별로 없기 때문에, 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과 같은 경영권 방어수단을 부여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둘째, 적대적 기업인수는 주주가 잘못 생각해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염려하여 이사회에 경영권 방어수단을 부여하고 있지만, 행동주의는 주주가 잘못 생각해서 “찬성결의”하는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주총회의 결의가 잘못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기관투자자를 감안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
행동주의에 대해서 단기실적주의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첫째, 단기실적주의는 근본적으로 효율적인 자본시장에서는 이론적으로 성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행동주의가 흔히 제안하는 주주환원의 증대는 단기실적주의라고 비판하기 어렵다. 행동주의 펀드는 장기적인 평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경우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면서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은 채택되기 힘들다. 둘째, 행동주의에 대한 외국의 실증분석도 대상회사의 장기적인 가치가 훼손되는 경향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행동주의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그 효과가 주가의 상승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이다.
결론적으로, 행동주의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주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유력한 통로로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역사상 가장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