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수치심이 행하는 사회적 역할을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를 통해서 고찰하려고 한다. 먼저, 부끄러움, 창피함, 죄책감, 수치심에 대한 논의를 소개하고, 이런 감정들이 어떻게 두 소설에서 비판적으로 다루는 인간의 폭력성 요컨대 인종차별과 전체주의와 연결되는지 검토할 것이다. 둘째, 각 소설에서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제시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그것이 개인의 존엄성과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비교적 상세히 다룰 것이다. 셋째, 왜 수치심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동정과 공감의 관계를 다루면서, 수치심이 어떻게 존재의 생존 조건과 밀접하게 연결되는지 검토하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 논문의 주요 논제는 인간의 감정 특히 수치심을 비롯한 감정이 수행하는 사회적 역할과 그것이 무시될 때 발생하는 개인적, 사회적 해악을 분석하는 것이므로, 수치심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빌러비드』와 『더 리더』는 이런 감정의 역할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공감과 행동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소설이다. 합리적인 이성이 감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처럼,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인식적 맥락 안에서 작동하는 감정적 반응으로부터 이성적 판단을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다. 두 소설은 특히 수치심이 인간의 가치와 생존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