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Look After Mom의 미국 시장 성공으로 번역과 번역가에게 쏠리는 관심은 여성주의 번역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여성주의 번역논의의 핵심 중 하나가 여성/번역가의 남성/저자에 대한 파생적이고 비가시적인 위치에 대한 저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번역 소설의 성공 요인으로 중요하게 꼽히는 전략이 현지 언어(target language)의 구미에 맞게 길들인(domesticated) 번역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낯설게 하기(foreignize)를 주요 방법이자 윤리로 주장해온 여성주의 번역논의와는 결이 다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고는 여성주의 관점에서 Please Look After Mom의 번역 현상을 논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Kyung-sook Shin/Chi-young Kim의 Please Look After Mom을 읽는 독자들에 주목한다. 글의 순서는 먼저 여성주의 번역논의에서 번역의 윤리가 대두하게 된 배경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국내 번역논의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로렌스 베누티(Lawrence Venuti)와 가야트리 스피박(Gayatri Spivak)의 번역이론과 윤리론을 살펴본 후에 그 번역이론의 한계를 논하고, 이어서 학자, 비평가, 그리고 대중 독자들이 각기 Please Look After Mom을 읽는 방식을 펼쳐서 보여준다. 이러한 전개 방식을 통해서 이 글에서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여성주의 번역에서 주장하는 번역의 윤리로서 이질성(heterogeneity)과 차이(difference)는 번역의 방법과 무관하게 비평학자에서부터 평범한 여성 독자에 이르기까지 각자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읽는 독자들의 독서 행위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며, 여성주의 번역 윤리에서 논하는 차이에 대한 고려는 이러한 독자의 차이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함을 결론적으로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