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의 뮤직비디오는 유명한 대중음악 뮤직비디오에서 영감을 얻어(“film inspired by”) 바로크 시대 음악을 영상화한 것이다. 본 연구는 라디오헤드(Radiohead) 의 〈노 서프라이즈〉(No Surprises) 영상을 커버한 헨델의 〈사랑하는 월계수야〉(Cara pianta) 영상과 콜드플레이(Coldplay)의 〈더 사이언티스트〉 (The Scientist) 영상을 커버한 퍼셀의 〈내가 땅에 묻힐 때〉(When I am laid in earth) 영상을 다룬다. 본고에서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크 아리아와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의 영상이 어떻게 각기 ‘시간성’을 드러내는가 하는 점이다. 각각 다 카포와 오스티나토 베이스라는 음악적 형식을 가진 아리아가 현대 대중음악가들의 작업을 패러프레이즈해 만든 뮤직비디오에서는 어떤 시각적 양식을 갖게 되는지, 그리고 노래와 영상이라는 각기 다른 매체가 만들어 내는 시간성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달하우스(Carl Dahlhaus)의 오페라 속 ‘시간구조’ (Zeitstrukturen) 개념과 버거(Karol Berger)가 음악적 근대성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시간의 ‘순환성’과 ‘직선성’ 개념을 사용한다. 뮤직비디오와 그것을 커버한 뮤직비디오의 관계, 음악과 영상의 관계는 각각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과 상호매체성(intermediality)이라는 맥락에서 검토 되며, 특히 후자의 경우 기술(technology)이 이 관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주목하여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