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미국 통상정책의 주요 방식이 FTA와 같은 무역협정에서 플랫폼 협의체 형태로 변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고찰하였다. 또한 그 사례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서양과 인도-태평양 양 지역 국가들과 추진 중인 TTC와 IPEF를 비교 분석하였다. 미국의 통상정책은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미-중 패권경쟁과 코로나19 팬데믹, 지정학적 갈등은 경제와 안보 논리를 결합한 통상정책이 부상한 배경이 되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 있는 경제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플랫폼 기반의 협의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유럽과는 전통적 협력관계의 연장선 속에서 TTC를 설립함으로써 무역 외에 기술표준과 규제 조율, 공급망 관련 이슈를 협의해 나가고자 했다. 아시아 국가와는 CPTPP에 가입하는 대신에 IPEF를 구성하여 이 지역의 경제안보 논의를 주도하고자 하였다. 양 협의체는 구성과 의제에 있어 유사점이 많다. 반면에 협의체로써 외형을 완성한 TTC와 달리 IPEF는 향후 협의 메커니즘과 세부 이슈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한국은 IPEF에 참여하되, 기존의 FTA 및 양자 협력의 채널도 병행하는 한편, 새로운 플랫폼 협의체를 대중국 외교와 마찰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세부 전략이 필요하다. TTC의 협의 내용을 주시하고, 필요한 경우 협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얻을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 주도의 플랫폼 협의체와 한국이 체결한 기체결 FTA의 이행협의체를 조율할 수 있는 다층적 통상정책의 조율 역량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