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지금까지 기존 연구에서 주목받지 못했거나 덜 논의된 마광수와 왕샤오보 문학론의 내적 논리를 훑어보고, 문학론 측면에서 두 작가가 보여준 일치와 그 일치의 장막 아래 숨겨진 균열의 양상을 분석하고자 한다. 반항/저항이란 창작적 원동력과 소설적 담론적 지형의 다원화라는 작가의 소망이 ‘일치’라고 하면 그 일치에 근거하여 각자 다르게 전개한 배설로서의 카타르시스, 문학적 효용의 역설(마광수)과, 끊임없는 사유 운동, 블랙 유머란 의식/방법(왕샤오보)은 ‘일치 속의 균열’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음양의 수사학/비유법이 ‘일치’라고 하면 의학적 사회문화적, 즉 이중적 ‘음의 공급’이란 효용의 제기(마광수)와 그 ‘효용의 불언(不言)’(왕샤오보)은 ‘일치 속의 균열’로 드러난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효용에 관한 인식의 불일치로 유발된 독자 규정의 차이에 천착하여 균열의 심층적 양태를 파헤치고 그것과 긴밀히 연관된 실재 독자 수용의 상황까지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그 결과, 효용과 내포 독자를 정밀한 언설로 조명한 마광수는 문학적 효용성과 작가-독자의 관계를 둘러싼 문학론적 제기를 자의식 속에 가두었고, 다원화를 거듭 강조한 작가의 창작 의도 아래 쓰인 작품은 오히려 독자에게 ‘수음’의 소산으로 받아들여졌다. 그가 스스로 설명한 일련의 외적 요인과 더불어 문학론의 ‘정밀함’에 기인하는 개념 규정의 혼란, 대리배설이 지닌 ‘모놀로그’의 단일화는 ‘수음’을 부추기는 주술(呪術)로 해석되었다. 반면, 왕샤오보의 경우, 효용의 불언과 추상화된 독자 상상은 다양한 연구적 시각과 ‘문하주구’와 같이 특별한 방식으로 그의 소설을 수용·재생산하는 독자 공동체를 가져오면서 다층적 담론의 출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