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 출신 화교(이하 미국한화)의 조국의식을 살펴보았다. 특히, 필자는 그들이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된 중화민국의 타이완화, 2016년 이후 격화된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분쟁과 양안 갈등이 그들의 대한민국, 미국, 중화민국,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그들의 담론과 조국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중점적으로 분석하여 보았다. 그들이 발간한 잡지 『美國齊鲁韓華雜誌』를 핵심 자료로 삼았다.
그 결과, 지난 21세기의 정치 경제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국 담론의 중심에는 여전히 중화민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중화민국의 타이완화에 격렬하게 반발했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이나 미국을 조국으로 생각하게 되지는 않았다.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관점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적극적으로 옹호했고, 2016년 이후 미중갈등 상황에서 이러한 경향은 강해졌지만, 그것은 피상적인 민족주의적 자부심 이상은 아니었다. 국가적 정책에서 사회·경제·의료·음식문화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중화민국과 타이완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냉전기부터 이어진 조국의식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들이 은퇴 후 거주지로 타이완을 이상적으로 여겼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들의 조국의식은 단순히 민족주의 또는 종족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며 변화해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