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국 명대의 유학자인 왕양명(王陽明, 1472 ~ 1528)의 ‘만물일체(萬物一體)’에 기반하는 생명철학을 ‘공명(共鳴, resonance)’을 중심으로 신경생물학의 최근의 연구성과를 반영하여 재해석한다. 그것을 통해 왕양명의 생명철학을 우리시대에 실행가능하고 실현가능한 철학적 자산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특히 ‘공명’이라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어 보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 공명은 우리가 인지하던 그렇지 않든 간에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실(fact)이라는 것이다. 둘째, 왕양명이 말하는 ‘만물일체지인(萬物一體之仁)’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고 또 저절로 일어나야 하는 본래성이 현실에서 제한받을 때 다시금 회복할 수 있는 본성회복의 방법으로 활용가능하기 때문이다.
논문의 내용에서는 ‘인(仁)’에 대한 왕양명의 철학적 재해석인 ‘만물일체지인’에서 만물의 일체성에 기반하는 인은 공감이라는 감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만물일체를 일상에서 구현하는 공명의 과정이라는 것을 밝힌다. 그것을 통해 ‘만물일체지인’의 과정은 감정적, 인지적, 신체적인 차원을 포괄하는 통합적인 만남이자 연결인 ‘공명’으로 공감적 이해를 넘어서 실제로 관여하는 일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했다. 나아가 깊은 나눔과 이해, 관여가 일어날 때 실제로 공명의 장에서 공동 조절이 이루어지며 신체의 세포, 후성유전학적 조절, 생리적 시스템이 재조정되고 치유가 일어나며, 진정한 공감은 공명 없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공감의 배경이자 기반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명에 대해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피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