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여성의원은 당론을 초월하여 여성을 대표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제19-21대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성별과 소속 정당의 당론 중 어떠한 배경에 더 영향을 받아 의정활동을 수행하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 정책의 법안 발의를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는데, 이는 이 정책이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지속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여성의 이익과 직결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기업에게 더 큰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당의 이념에 따라 입장이 갈릴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험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해당 법안 발의에 있어서 뚜렷한 성차가 확인되었다. 그런데 성별과 정당의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보았을 때 남성의원의 경우 국민의힘 의원보다 민주당 의원의 발의 확률이 높아 정당의 이념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여성의원의 경우 오히려 민주당 의원보다 국민의힘 의원의 발의 확률이 높았다. 이는 여성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있어서는 소속 정당의 당론 못지않게 개인의 성별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잠재적 근거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데에는 여성의원 비율의 지속적 증가로 인한 국회 내 입법환경의 변화와 사회 내 인식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