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코뮌의 유혈 진압 속에 망명길에 오른 코뮈나르의 구체적 경험은 어떠했으며 이 경험과 사색은 그들을 어떤 지향점으로 밀어갔을까. 이 글은 1870년대의 유럽 사회주의 연구가 요구하는 이 물음에 대해 부분적으로 답해보려는 하나의 시도로서 코뮈나르 브누아 말롱의 행적을 검토하려 한다. 말롱의 망명에 관해서는 이미 분야별로 연구가 이뤄졌지만 이 글은 말롱의 경험과 사색에 1차 인터내셔널(1864∼1876)이 깔려 있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스위스 쥐라 연맹의 반권위주의 인터내셔널, 이탈리아 아나키즘과 인터내셔널, 그리고 벨기에 인터내셔널의 주역이었던 세자르 드 파프의 문제 세 개의 축으로 구성되었다. 글은 1870년대의 혼란스러웠던 사회주의 세계에서 인터내셔널로 표출된 유럽적 갈등과 상황이 말롱의 사회주의 형성에 어떻게 작용했는가를 문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