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퇴계의 사단칠정론이 18년간의 세월 속에서 수정되었는지, 아니면 초기의 입장이 만년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는지를 검토함으로써 퇴계 사단칠정론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규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먼저, 퇴계의 사단칠정론의 변화 과정을 다룬 선행연구에 대해 분석할 것이다. 선행연구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선행연구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18년간 진행된 퇴계의 발언을 토대로 검증할 것이다.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점을 밝힐 것이다. 첫째, 사단칠정과 관련된 논의에는 두 가지 관점, 즉 ‘분개관-다름의 관점-리기불상잡의 관점-가치론적 관점’과 ‘혼륜관-같음의 관점-리기불상리의 관점-생성론적 관점’이 있는데, 그 가운데 퇴계는 사단칠정론의 경우 ‘혼륜의 관점’보다 ‘분개의 관점’, ‘생성론적 관점’보다 ‘가치론적 관점’을 더 적절한 것으로 보았다는 점을 밝힌다. 둘째, 그렇기 때문에 혼륜관의 입장에서 했던 퇴계의 발언을 근거로 퇴계의 사단칠정론이 변화되었다고 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밝힌다. 셋째, ‘천리와 인욕을 대립적 구도’로 보고자 하는 퇴계의 기본 입장이 마음의 영역에서는 ‘도심과 인심의 대립 구도’로 드러나고, 감정의 영역에서는 ‘사단과 칠정의 대립 구도’로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퇴계 사단칠정론의 본질 역시 ‘순수 선한 감정인 사단’과 ‘악으로 흐르기 쉬운 감정인 칠정’을 질적으로 구분하고자 한데 있다는 점을 밝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