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진가쟁주’ 서사가 고전과 현대 작품에서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고전소설 「옹고집전」과 현대 웹소설 「역하렘 게임 속으로 떨어진 모양입니다」, 「마지막 여행이 끝나면」의 서사를 비교하였다. ‘진가쟁주’ 서사는 ‘①진짜의 악행, ②진짜의 자리 비움, 가짜의 등장, ③가짜의 적응(진짜의 역할을 대리하는 가짜), ④진짜와 가짜의 자리 차지 경쟁, ⑤가짜의 승리, ⑥가짜의 선행’의 서사구조를 공유한다. 이후 ‘⑦하나의 퇴출, 다른 하나의 정착’이 결정되며 결말의 차이가 나타난다. 고전과 현대 작품은 결말에서‘진짜’가 승리하느냐, 또는 ‘가짜’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서사적 의미의 분화가 발생한다. 고전소설은 ‘진짜’로 위시되는 가진 자의 비윤리적 행동을 징치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반면 현대 작품은 ‘가짜’가 주도해나가는 관계와 사회의 혁신에 주안점을 둔다. 여기에는 가짜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 잠재적 가능성은 이미 충만했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이로써 현대의 ‘진가쟁주’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조건은 타고난 사회적 위치가 아닌, 다른 이들을 더 나은 길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비전의 제시와 잠재적 역량의 발휘임을 역설한다. 또한 이를 통해 억압과 폭력보다 화합과 연대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사회적 지향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