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집성촌이라는 가부장적인 공간이 약화되는 과정에서 여성 노동과 돌봄 문화가 변화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여성 노인에게 집성촌이라는 공간은 오랫동안 사회적 관계를 형성케 했던 장소이며, 동시에 현재까지도 그 역사성을 공유하며, 상호 돌봄의 실천이 행해지는 공간이다. 이 연구는 집성촌 공간의 변화와 더불어 마을과 가족 내에서의 여성들의 위치가 변하는 과정을 살폈다. 이를 위해 광주지역의 대표적인 양반가이자 집성촌인 너브실마을에서 살아가는 할머니 두 분의 삶을 통해 돌봄 문화의 변화 양상 및 그 의미의 변화를 그렸다. 할머니들은 생애 전반 노동과 돌봄 활동에서 중층적인 억압과 착취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집성촌이라는 혈연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돌봄 공간을 수시로 변형시키면서 젠더 규범의 균열과 변화를 경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