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정약용 문학의 ‘애도하는 주체’를 탐구하려는 시론으로서, 정헌(貞軒) 이가환(李家煥, 1742~1801)을 애도한 「정헌묘지명(貞軒墓誌銘)」의 애도 주체의 특징과 애도 작업의 양상을 고찰하였다. 본고는 다음과 같은 점에 초점을 두어 「정헌묘지명」을 분석하였다. 첫째, 애도의 주체로서 정약용의 자의식에 유의하면서, 정약용의 애도 작업에 정조 시대의 관료이자 신유옥사의 생존자로서의 자아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둘째, 애도 작업의 다양한 층위를 고려하여, 「정헌묘지명」의 애도 작업이 애도의 주체에게 어떠한 심리적, 윤리적, 정치적 함의를 지니는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고발 문학’으로 규정되어 왔던 이 작품을 애도 작업이 구현된 총체로서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