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감정사(History of Emotions) 연구의 문제의식과 방법론에 대한 공감을 전제로 출발했다. 구체적으로 서구에서 감정사 연구가 전개되어 온 궤적과 중국 역사학계의 수용, 감정사 방법론을 적용한 중국 근·현대사 연구의 동향 등을 살펴보았다.
감정사 연구가 성립하는 과정에서 요한 후이징가, 뤼시앵 페브르, 노베르트 엘리아스 등이 위대한 서막의 토대를 놓았다. 피터 스턴스가 제기한 ‘Emotionology’ 개념이 감정사의 완전한 성립을 알렸고, 이어 윌리엄 레디의 ‘emotive’와 ‘감정 체제’, 바바라 로젠바인의 ‘감정공동체’ 등 주요 이론이 감정사 연구를 다양하고 풍부하게 했다. 이러한 용어의 구체적인 함의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감정의 사회·문화적 성격과 역사성을 지향하고 있다.
중국에서 감정사 방법론을 수용한 계기는 2015년 濟南에서 열린 ‘국제역사과학대회’였다. 이때 이성과 감정, 감정 개념을 둘러싼 ‘보편주의’와 ‘구성주의’의 관계를 상호 배타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양자의 조화와 결합을 모색하고 특별히 강조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이러한 사정은 일본이나 한국도 매우 유사하다. 다만 중국에서는 최근 자체적으로 중국사에 감정사 방법론을 적용해 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볼 때 감정사 방법론을 중국 근·현대사에 적용하는 연구는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초입 단계에서 엘리자베스 페리가 제기한 관점, 즉 중국혁명을 ‘감정작업’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접근법이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이는 중국 근·현대 감정사 연구의 서막을 여는 데에 크게 이바지했으나, 동시에 연구의 폭을 좁히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제 중국 근·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