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생존을 위협할 치명적 요소로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ropean Unions: 이하 “EU”라 함) 등 주요 선진국들 중심으로 탄소누출(Carbon Leakage) 문제가 주요 글로벌 통상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무역체제 구축을 명분으로 기후위기 대응 관련 그린 전환 정책과 탄소무역장벽 등을 속속 도입하고 있거나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특히 대표적인 탄소 집약적ㆍ다배출 산업으로 분류되는 국내 철강산업에도 중대한 영향과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철강 및 알루미늄 등 탄소 집약적ㆍ다배출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공정 및 생산방식’(Process and Production Methods: PPMs) 전 과정에서 친환경 탈탄소ㆍ탄소중립 기술ㆍ정책ㆍ법제도 등이 도입되는 경우 우리나라 역시 해당 산업 분야의 비용과 부담이 증가하고, 국제경쟁력도 약화하는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선진국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탈탄소ㆍ탄소중립 정책과 탄소무역장벽 등 기후위기 대응 통상정책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응 통상정책 현황과 그러한 통상정책이 국내 철강산업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을 검토ㆍ분석하고, 그에 대한 몇 가지 법적ㆍ제도적ㆍ정책적 대응 방안을 정리ㆍ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대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ㆍ경제의 근간이 되어 온 철강산업이 환경 파괴적인 탄소 집약적ㆍ다배출 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향후 친환경 그린 전환 산업 분야로 성공적으로 재편되고, 대내외적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국제사회의 탈탄소ㆍ탄소중립 정책과 탄소무역장벽의 시행은 이제 미래 실행 가능한 예측 시나리오 단계를 넘어 엄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철강산업 분야도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 관행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위한 산업계의 노력, 이를 법적ㆍ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원ㆍ투자정책의 설계와 실행, 최적의 대안과 개선방안을 찾고 제시하기 위한 전문가그룹/학계의 집단 지성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