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을 매체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소비자 중심의 작품을 기획하려는 매체와 그 의도를 반영한 다수의 작품은 대중성을 내면화하고자 한다. 웹콘텐츠에서 ‘텍스트의 안의 독서 행위’는 텍스트 바깥의 독자가 작품으로 몰입하게 하는 대중 지향적 서사 장치로서 기능한다. ‘독서 행위’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주요 인물의 성장을 위한 핵심 기반이 된다. 해당 작품에서 주요 인물은 원작에 회귀, 빙의, 환생의 방식으로 진입한다. 원작은 해당 인물이 현실 세계에서 활자로 읽었거나 웹 플랫폼에서 감상한 작품이자 ‘과거의 나’가 존재했던 시공간으로 설정된다. 원작은 비극적 결말이 예고된 인물의 삶을 바꾸어 줄 수 있는 정보이자 그가 처한 ‘오늘’을 만들어낸 근본적 단서로서의 과거이다. 인물은 오늘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에서 연애와 결혼, 직업적 성공을 이뤄내기 위해 과거를 탐구한다. 오늘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하여 과거 사례를 분석한다는 일은 앞으로도 서사 속 사건의 진행이 기존의 서사와 다를 것임을 암시한다. 작품의 결말은 이러한 분석 전략에 따라 인물이 서사 초기에 목표했던 바를 그대로 표상화한다. 두 차원의 틈을 분석함은 정보의 정확성과 상관없이 삶의 불행을 피하기 위한 최적의 행위이다. 다만 돌봄의 부재를 겪고 있는 어린 여성의 역할로 태어난 인물에게는 연애와 직업적 성공을 위한 강박으로도 해석된다. 모든 선택지의 참고 목록을 찾아 서사 진행의 무작위성을 차단하고, 반드시 성공 서사를 이뤄내 원작 서사를 변형하고자 하는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