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영국인들이 쇼의 석방을 추진한 일련의 과정을 추적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동아시아 주재 영국 외교관과 상공인, 그리고 영국 언론이 쇼의 석방을 추진한 일련의 과정을 밝혔다. 조선총독부는 공식 발표를 통해서 쇼가 이일랜드인이라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쇼의 체포 및 기소에 따른 영국 당국 및 영국인들의 항의를 무마하고자 했다. 하지만 영국 외교관들은 일본이 중국에서 치외법권이 적용되는 쇼를 불법적으로 체포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쇼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다. 영국 언론과 중국 주재 영국상공회의소는 쇼가 아일랜드인이라는 사실보다는 영국인이라는 관점에서 쇼의 사건에 대응하였다. 그 이유는 1920년을 전후로 일본의 만주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현지 영국인들이 일본 당국의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이 깊다. 이에 영국 언론과 영국 상공회의소 회원들에게는 영국인들이 중국에서 일본 당국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킬 존재가 필요했다. 그 사실을 부각할 사건이 바로 쇼의 체포 및 기소였다. 이에 동아시아 현지 영국 언론과 영국인들은 쇼의 사건을 강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영국인들은 19세기 중반 이래 동아시아에 구축했던 영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했으며, 영국 정부가 쇼의 사건을 거울로 삼아 동아시아에서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