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어떻게 각국 정치 권력자와 교류하는 정치적 기회를 누릴 수 있었을까? 자신의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동시에 현실정치에서 나름의 기회를 얻는 일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논문은 논어1.10의 꼼꼼히 읽기와 관련 사료 검토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구한다. 공자를 성인으로 간주하는 주석들은 공자가 가진 뛰어난 덕에 의해서 정치적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본다. 본 논문은 그러한 주석들이 공자의 성인화 과정 이후의 편향을 반영한다고 보고, 그보다 이른 사료들을 검토함으로써 현실정치 참여 과정에서 작동한다양한 요인들을 검토한다. 특히 현행 논어텍스트와 비교적 동시대의 자료들을 담고있다고 판단되는 좌전 국어등의 텍스트를 중시한다. 그리하여 온(溫), 량(良), 공(恭), 검(儉), 양(讓)과 같은 덕목들이 공자가 가진 전반적인 덕목이라기보다는 정치참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유용한 특정한 덕목들이라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논어1.10에 등장하는 자공과 자금의 캐릭터를 재구성하여 이 논의의 맥락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복구한다. 이과정에서 공자 성인화 과정과 독립되어서 발언하는 사마천의 관점을 중시한다. 이렇게 연구한 결과, 다른 사람들이 무조건적 정치참여나 은자의 길을 택하고 있을 때, 공자는 비공격적이고 수용적인 덕성과 제자의 조력을 결합하여 마침내 그 나름의 독특한 입각점을 구축한 것으로 드러난다. 그러한 입각점을 통해 논어1.10의 당대적 맥락에 좀 더 접근하게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 자율성이 현실정치 속에서 구현되는 과정을 좀 더 세심하게이해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