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중국의 청년들은 치열한 입시와 구직, 강도 높은 노동, 그리고 높아져만 가는 집값 앞에서 느끼는 좌절감과 압박감에 대해 호소해왔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는 ‘네이쥐안(內卷)’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된 후, “왜 도망가야 하고, 어디로 도망가야 하며, 어떻게 도망가야 하는지” 질문하는 ‘룬(润)’과 함께 새로운 신(新)화교 청년이주현상이 포 착되었다. 한편,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45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신화교 이주 는 여전히 개혁개방과 맞물려 나타난 이주 현상으로 간단하게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으 며, 이들이 이주를 결정한 배경과 이주 동기에 대한 논의 역시 미흡했다. 본 연구는 중국을 떠난 신화교 청년들의 특수한 이주 배경과 동기를 분석하기 위해, 2010년 이후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이주한 20-30대 신화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들이 경험한 중국의 사회구조적 배경을 분석하고자 한다. 더불어,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주한 청년들이 어떤 특징을 가진 공간을 목적지로 선택하며, 그곳에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 싶어하는지 살펴 보고자 한다. 그동안 무한경쟁의 굴레에 대한 자조와 회피가 중국 내 청년담론을 형성했다면, 본 논문은 경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게 하는 구조적인 장치에서 벗어나 라오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청년들의 모습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