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기술 문명이 만들어낸 자연재해를 다루는 김초엽의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통해 자연재해 아포칼립스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의 권리 박탈의 의미와 공동체의 해체 원리, 이 특수한 상황 속에서 공동체의 재건을 위한 주체는 누구인지를 연구하였다. 우선 아포칼랍스 상황 속에서 인간의 권리는 철저히 말소되었으며, 이를 통해 인권이나 기본권 등의 자연권은 집단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한 상징적 공동체는 근본적으로 ‘적대’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데 아포칼립스 상황 속에서의 공동체는 한정된 자원 때문에 자신을 봉합하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대상은 사회의 불일치나 대립, 긴장이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이기도 해서 환경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녹색 주체는 지구에서의 거주 적합성을 꾸려가는 존재로서 자신과 비인간의 존속과 접속을 동시에 사유하는 존재임을 나타냈다. 이 모든 것은 물론 지구라는 행성의 환경 문제에 직면한 인류세 시대의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구 끝의 온실』은 인류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한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