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Realdoll)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방식에서 나타난 ‘통제가능한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욕망과 온라인 사용자 커뮤니티의 남성 유대는 국내 성산업과 유사성을 갖고 있다. 본 연구는 리얼돌 산업을 기존 성산업의 연장선상에 위치시키고, 여기에서 유통 되는 수사적 전략들과 ‘여성’의 형상, 그리고 이를 공유하는 남성 간의 동성사회를 분석 하였다. 연구자는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의 리얼돌 제 작자, 인형체험방 운영자, 사용자를 인터뷰하였고 두 가지의 사용자 커뮤니티를 조사하 였다.
본 논문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리얼돌 산업은 성산업과의 구별짓기를 통해 리얼돌에 대한 비판을 탈정 치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성산업과 리얼돌 산업은 연결되며, 이는 리얼돌 에 대한 수사가 이미 정치적임을 나타낸다.
둘째, 리얼돌 제작 공정과 인형체험방의 운영은 기존의 성산업 속 ‘일상적’이고 ‘친 밀한’ 여성의 이미지를 차용한다. ‘통제가능한 여성’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TPE, 실리콘 혹은 공간을 통해 이를 물질화한다. 이 배경에는 ‘여성’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고 자 하는 남성들의 욕망이 전제되어있다.
셋째, 온라인 커뮤니티는 리얼돌 산업 안에서 참여자들을 모으는 구심점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 사이의 남성동성사회를 재생산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인형 을 매개로 한 산업의 참여자들 사이의 연결을 만들어내고, 사용자들은 연출된 이미지를 통해 남성적 자아를 재확인하고 남성동성사회를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