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출현한 이래로 붓다의 가르침을 선과 교학의 관계로 나누어 논의해온 것은 중국불교에 와서 두드러졌다. 그것은 한자문화권에서 종파 내지 학파가 형성되던 남북조시대부터 논의되어 전승되었다. 그것이 교학 자체의 측면에서는 교판이론으로 제시되었는가 하면, 수·당의 시대에 선종이 출현하고 발전하면서 기존의 교학과 선의 관계가 새롭게 부각되었다. 이후로 선과 교의 관계는 점차 상대를 비난하는 지경에 이르자, 그것을 화회하려고 당의 종밀은 『도서』에서 선의 삼종(三宗)과 교의 삼교(三敎)를 대비시켜서 논의함으로써 선교융합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중당 이후부터 선종이 크게 득세하면서 선교관은 선종의 우월주의에 입각한 주장으로 제기되었다. 곧 교학에 의거하여 선의 종지를 해명하는[卽敎明宗] 사교입선(捨敎入禪)의 주장이 크게 출현하였다. 그로부터 선종사에서는 선과 교학의 관계가 선교차별, 선교일치, 선교융합의 세 가지 유형으로 전개되었다. 이들 세 가지 입장은 공통적으로 선종의 일방적인 차원에서 논의한 것들로서 선주교종의 견해가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선과 교학의 관계에 대하여 용성진종의 견해는 교학과 선의 독립성을 인정한 바탕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입장에 해당하는 종교립선(從敎立禪)에 해당한다. 선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깨달음은 경전의 기준에 근거하여 그 점검을 확인하는 인가를 보증할 수가 있었는가 하면, 불법의 사회화 운동으로 교화에 나서는 방편으로는 반드시 경전을 근거로 하는 올바른 안목을 갖추고 대중의 교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용성진종의 종교립선은 선과 교학의 관계가 선은 교학에 의거하여 보증받고, 교학은 선에 의거하여 연설됨으로써 완성을 지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