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 조정이 무릉도에서 주민을 쇄환한 이후, 경성으로 이주당한 무릉도 출신의 주민들로부터 동해 한복판에 자리한 미지의 섬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1471년 김한경은 김흥과 함께 자발적으로 삼봉도를 찾아 항해에 나섰고, 네 번에 걸쳐 무릉도(울릉도)에 이르렀다. 그는 1475년 말응대진에서 무릉도로 향하던 중 강한 서풍을 만나 표류하여 삼봉도를 발견하였다. 김한경은 말응대(함경도 라진)에서 울릉도까지 세 차례 항해하여 말응대항로를 개척했음에도 불구하고, 삼봉도와 관련하여 대중을 말로 속이고 미혹하게 한 죄명으로 극형을 받았다.
김한경 일행의 자발적 탐사 항해가 안타까운 죽음으로 끝난 지 54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연구자들은 문헌 자료를 검토하고 실제 울릉도와 독도 주변의 항해 체험을 기반으로 하여 이들의 탐사가 지닌 의미를 평가하고자 한다. 김한경이 다녀온 삼봉도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어왔다. 논문의 필자들은 두 가지 근거를 들어 삼봉도가 독도라고 주장한다. 첫 번째는 문헌 자료의 검토에서 나온 것으로, 성종 연간에 진행된 삼봉도 탐사 관련 기록과 김한경이 삼봉도를 항해한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삼봉도의 실체를 파악해볼 것이다. 또한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항해하면 독도의 주봉인 서도의 대한봉(168.5m)을 위시하여 탕건봉(97.8m)과 동도의 우산봉(98.6m) 등 세 개의 봉우리를 시야로 관찰할 수 있으므로, 삼봉도가 독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김한경을 독도를 발견한 항해자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