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많은 전남지역에는 임자도, 도초도, 거문도 등지에서 인어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한다. 임자도나 도초도의 인어는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거문도의 인어는 반인반어(伴人半魚)이면서 날씨를 예측하고 알려 주는 신이(神異)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웹드라마 〈미래를 보는 인어 ‘신지끼’〉는 거문도 ‘신지끼 이야기’를 활용하여 2022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야기 전개에 인어의 변신, 인어의 신비한 능력 등 판타지적 요소가 더해져 있다. 미래를 볼 수 있는 인어 신지끼는 유진을 좋아하게 되고, 자신을 희생해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구하려고 한다. 인어의 비늘로 인해 예지 능력을 얻은 유진은 샘물로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신지끼는 샘물로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갈등 관계가 해결된다는 것이 개략적인 줄거리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신지끼와 유진은 각각 결핍을 가진 존재이지만, 서로 간의 결핍을 상호 채워 주는 보완 관계로 그려진다.
웹드라마 〈미래를 보는 인어 ‘신지끼’〉는 우리나라에 전하는 다양한 인어 관련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한편의 서사를 이루고 있다. 거문도 인어 ‘신지끼’ 이야기는 이 웹드라마의 기본 토대가 되고 있고, 갈등 전개에는 ‘인어 고기를 먹고 불로장생한 여인, 낭간(琅玕)’에 관한 설화가 차용된다. 그리고, 갈등 해결에는 인어가 우물의 물을 이용해 아픈 곳을 치유하는 제주도의 ‘굼둘애기물’ 설화도 등장한다.
고전 작품이나 설화 등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등이 향후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이 작업은 단순히 소재만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재 되어 있는 의미나 특성까지도 온전히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