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제는 제주도 무속신앙에서 돼지고기를 제물로 바치는 의례를 의미한다. 돼지고기 금기는 제주도 당신앙에 있어 본향신과 그 외의 다양한 당신을 구분하는가장 주요한 기준점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돼지 한 마리를 어느 부위 한 점 떨어지는 것 없이 온전하게 바치는 의례인 돗제는 특별한 의례 양상이다. 돗제는 당신앙으로 시작되었으나 이제는 개인 신앙으로 변모된 특별한 경우이다. 제주4⋅3으로 인한 돗제 의례의 변화는 당시 제주도 전역에 형성된 ‘4⋅3성’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신앙민들의 신당 출입이 어려워졌던 상황이 김녕리, 월정리 등의 본풀이에 전승하고 있으며, 각 마을의 신당에서 지내던 돗제가 집안 의례로 변화된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이러한 변화를 겪으며 현재 전승하는 돗제는 개별 집안의안녕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개인 신앙 유형의 의례로 자리잡아 왔다. 그렇지만 당신앙에 근원한 돗제는 개인 신앙이면서 공동체 신앙의 성격을 내포하는 양상을보이는데, 김녕리 돗제에서 당신앙의 특성인 정기성과 공동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신앙 특성의 중층성이 돗제 전승의 대표적인 지역인 김녕리에 남아현재까지 전승하고 있다.
돗제는 정기성의 기준으로 보아 정기 의례적 경향의 김녕리 돗제와 부정기 의례로 고착된 김녕리 외 지역의 돗제로 구분 가능하다. 구좌읍에 전승하는 대부분의 돗제는 각기 다른 본향당본풀이를 의례의 규범으로 삼는 반면, 구좌읍 외 지역의 돗제는 대부분 세화리 금상님본풀이를 의례의 규범으로 삼는다.
다른 지역과 달리 김녕리 돗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동체성은 가을에서 겨울에 집중되는 정기의례적 특성을 통하여 공동체 연대감 강화에 크게 기여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김녕리 돗제는 과거의 사회 안전망의 특성을 갖는 공동체 의례이면서 동시에 현재적으로 자생적인 마을 축제의 원형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소중한의의를 갖는 무형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