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만 정지운의 「천명도」는 16세기 조선의 학계에서 천명을 주제로 그려진 「천명도」들 가운데 제일 먼저 작성된다. 추만은 理가 인간과 만물에 性으로 갖추어지는 과정[命物]을 도상화하면서 그것이 인간과 만물의 형체가 형성되는 氣 차원의 과정[生物]을 기반으로 하여 진행됨을나타내기 위해 「천명도」를 하→상의 방향성을 가진 것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추만 「천명도」의구도는 『중용장구』 1장 “天命之謂性”의 주자 주석을 통한 인간과 만물의 성이 음양과 오행으로부터 유래한다는 해석의 지평 위에서 고안된 것이다. 추만 「천명도」에 대한 이와 같은 해석은 현전하는 「천명도」들이 만물의 생성 과정[化生萬物] 속 하늘과 인간 및 만물의 관계에 대한 서로다른 입장의 산물일 가능성을 검토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