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겨레과학 공예, 회화, 건축, 의약 등 다방면에서 가장 중요한 곳에 사용되어 온 접착제인 갓풀[阿膠]의 제법을 복원하고 그 메카니즘을 구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이 3개 주제로 구분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1주제인 '고문헌 자료 종합분석'은 『山林經濟』(1700년대 초반)와 『오주서종박물고변(五洲書種博物考辯)』(1834)과 같은 기술서를 살펴서 "갓풀제조법"을 찾아내었고, 그 뒤 용처(用處), 생산체계, 사회제도 등과 관련한 자료인 실록(實錄)을 비롯해 의궤(儀軌)와 등록(謄錄) 등에 대한 보강 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 겨레과학 갓풀의 제조법은 쇠가죽 준비, 정리와 씻기, 다리기, 말리기 등 5단계 과정이며, 제작에 사용된 용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갓풀의 종류도 쇠가죽으로 만든 명교와 황명교, 사슴뿔로 만든 녹각교, 게껍질의 해교, 당나귀 가죽으로 만든 노교 등이 있으며 이들은 다방면에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제2주제인 '겨레과학 갖풀의 제법 복원과 메카니즘 구명' 연구는 우선 고문헌에 언급된 내용과 같은 제조과정을 복원하고 이에 따라 갓풀을 재현하였다. 그 다음 각각의 단계별로 제조 메카니즘을 연구 분석한 결과 문헌에 등장하는 최상급 명교(明膠)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분석 방법은 SDS-PAGE, FT-IR, SEM-EDS, GC-MS 등을 적재적소에 이용하였다. 밝혀낸 레시피는 황토를 발라 두었던 쇠가죽의 털과 기름을 깨끗이 제거한다. 모래를 담은 가마솥에 토제 항아리[동이]를 설치하고 그 속에 쇠가죽과 가죽의 5배의 물과 함께 석회를 약간 첨가해 80℃ 이하의 온도에서 4시간을 추출한다. 이렇게 얻어낸 교액(膠液)을 필터로 걸러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대발에 부어 말린 갓풀이 가장 좋았다.
제3주제인 '현대적 전승을 위한 단청용 갓풀 개발'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제조한 갓풀과 현재 단청에 사용중인 교착제 5종, 안료 3종을 활용해 만든 시료를 활용해 옥외 폭로시험, UV노화시험, 내수성 시험 등의 내후성시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폴리졸 교착제의 내후성이 가장 좋았지만 제조한 갓풀은 발색효과가 좋아 내후성을 강화할 경우 최적의 단청용 교착제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제교시 나는 악취를 조사하여 그 원인 물질을 밝혀내었고, 쉽게 부패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방부제를 첨가하여 그 효과를 조사하였다. 악취를 제거하는 방법과 방부효과와 관련한 검증은 보완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