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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지
〈요약〉
목차
I. 서론 11
1. 정체성의 평화학적 함의 11
2. 연구의 방법과 구성 21
II. 정체성에 관한 이론적 논의 26
1. 정체성의 개념 26
2. 정체성의 3가지 차원 29
1) 본원적 정체성 29
2) 정체성의 형상적 차원 32
3) 정체성의 작용적 차원 34
3. 종합적 고찰 : 본원, 현상, 작용 간의 관계 36
III. 한국 고유사상의 정체성 개념 40
1. 한국 고유사상과 본원적 정체성 41
1) 「천부경」의 의의 41
2) 「천부경」과 본원적 정체성으로서의 ‘하나(一)’ 46
3) 「삼일신고」와 본원적 정체성 55
4) 서구적 관점과의 비교 64
2. 본원적 정체성을 실현한 평화의 주체 : 홍익인간 74
3. 현대단학과 본원적 정체성, 그리고 평화 83
IV. 정체성의 변화와 지속 : 형상과 작용 89
1. 한국 고유의 정체성 개념의 시원과 원형 92
1) 본원적 정체의 시원과 원형 92
2) 형상과 작용의 시원과 원형 95
2. 정치공동체의 이상적 모델로서의 단군조선 100
1)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조화 100
2) 이상적 정치공동체의 전범 102
3. 평화의 단초로서의 문화적 DNA 106
1) 고유한 정체성의 단절 또는 상실의 관점 107
2) 전통의 계승 및 전승적 관점 115
3) 통합적 견해 : 동·서양 간 해후(邂逅)의 비전 126
4. 현대적 의의와 의미, 그리고 과제 133
1) 현대적 의의와 의미 133
2) 실천적 과제 138
V. 결론 141
참고 문헌 147
Abstract 153
초록보기 더보기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고도의 물질문명을 이룬 21세기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질문으로 남아있다. 왜냐하면 역사상 유례가 없는 풍요와 편리의 수준을 구현하였음에도, 개인(나), 국가공동체, 그리고 인류사회의 차원에서 정체성 혼란 및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발생하는 비평화의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물질문명과 정신문명 간의 균열의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인류사회는 식량, 에너지, 물, 질병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 자원은 물론 경제관계와 기상환경 등 물질적 삶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이미 하나의 공동운명체화 하였으나, 각 국가들이 추구하는 사상과 이념은 매우 다양하며, 심지어 상호 갈등적인 경우마저 있어 분쟁의 또 다른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균열은 근대 이래로 인류문명을 주도해 오고 있는 서구적 사유체계, 즉 이원론적 사유 및 이와 연관된 소외 유발적인 개별 의식, 그리고 다원적인 사유와 가치가 발생시킨 필연적 결과이다.
요컨대, 하나의 공동운명체로서의 지구촌이 이미 ‘현실적 보편성(real universality)’ 으로 존재하는 21세기 지구화의 시대에, 나(자기 자신), 국가 또는 민족공동체, 그리고 인류사회의 차원에서 공히 정체성의 혼란 및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발생하는 비평화의 문제가 당면 과제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러면 이와 같은 비평화의 문제를 어디에서부터 접근해 나갈 것인가? 한국을 포함하여 동양의 학문적 전통에서, 성통공완(性通功完) 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濟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잘 보여주듯이,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출발점은 우주의 근본원리 또는 본원적 정체성을 내재한 소우주로서의 나(자기 자신)이다. 특히 한국 고유의 사유체계는, 본원적 정체성을 내재한 소우주적 존재로서 이를 자각할 능력을 갖춘 개인(나, person)의 자연적인 관계를 기점으로 개인과 집단 간, 그리고 집단과 집단 간 관계를 펼쳐나간다. 모든 정치사회조직은 개인을 중심으로 단계별로 또는 동심원적으로 확대되어 나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고유의 사유체계에서 국가라는 단위집단은 끝이 아니며, 그 궁극은 필연적으로 사해(四海) 또는 천하 또는 전 인류대동(大同)의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 고유의 정치적 이상인 홍익인간(弘益人間)에서 ‘인간’은 단순히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間)가 얽혀서 형성되는 인간세상, 즉 인류사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평화란 자신 안에 내재하는 우주원리, 다른 용어로 보편심, 이 논문의 용어로는 본원적 정체성을 자각하여, 본원적 정체와의 관계에서 소외를 극복하여 조화로운 평화의 주체적 존재가 되고, 이것이 조화의 인륜 질서로서 자연스럽게 밖으로 확대되어 나가는 것이다. 즉 평화란 밖에서 개인의 내부로 억지로 주입되는 것이 아니다.
내재하는 본원적 정체성과의 합일을 이루는 것, 곧 소외를 극복하는 것이 자기 자신 또는 사람을 바로 세우는 것이고, 이것이 정체성 혼란 및 이로부터 야기된 제반 비평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 논문을 시작하게 된 기본 동기이자 목적이다.
평화의 단초인 한국 고유의 정체성 개념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문헌인「천부경」은 사람의 근원이 ‘하나(一)’이며, 따라서 사람의 본원적 정체성이 하나(一)와 다르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모든 만물에 하나(一)의 속성이 내재하지만,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라는 구절이 잘 대변하듯이, 사람만이 본원적 정체성인 하나(一)를 온전히 내재한다.
한편 「삼일신고」는 하나(一)를 인격화하여 ‘신(신)’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단지 표현방식의 문제에 불과한 것으로 실제로는 「천부경」의 하나(一)와 동일한 것이다. 이는 큰 사랑(大德), 큰 지혜(大慧), 그리고 큰 힘(大力)의 속성과 능력을 지니는 신이 사람의 머릿속에 이미 내려와 존재한다는 표현에서나, 하나(一)의 세 가지 속성인 성(性), 명(命), 정(精)을 만물은 치우치게 받으나 사람은 온전히 받았다는 표현 등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된다.
그리고 「삼일신고」역시 「천부경」과 마찬가지로 성통공완한 사람만이 조천(朝天) 또는 천화(천化)할 수 있다는 명백한 용어로 자신에 내재하는 본원적 정체성을 자각하는 단계(성통)에 머무르지 말고, 이를 현실세계 속에서 구현하는 실천적 행위, 즉 공완의 단계로까지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이 정치공동체의 이념으로 진화한 것이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사상이다.
이러한 정신문화적 유산이 오늘날 명시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동시에 풍부한 내용을 갖춘 체계적 사상이나 이념으로 계승 발전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정신문화 유산은 우리 민족의 삶에서 주도적 역할을 상실하고 외래사상과 문화가 지배적 위치를 차지했던 시기에도 그 맥이 완전히 단절된 적은 없었다. 한민족의 집단무의식으로, 그리고 한국 정신문화의 기층을 형성하는 토대사상으로서 면면이 그 맥을 이어 오면서, 우리 민족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외래문화 및 사상과 교섭하는 작용력으로서 그 형상적 변용을 지속해 오고 있다.
현재 한국이 당면해 있는 정체성 혼란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혼란이자 고민이다. 그리고 철학과 사상의 영역에서 한계에 봉착한 서구가 동양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가운데 21세기가 역사의 중심축이 동양으로 바뀌고 있는 문명의 전환기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는 약육강식으로 유지되던 소극적 평화의 시대가 지나갔음을 시사해주는 동시에 전 지구적인 상생과 조화의 공동체가 구현될 때라야 비로소 진정으로 적극적인 평화의 시대가 실현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지구적인 비평화의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내재초월의 동양적 사유체계에서 찾아보려는 모색은 이미 큰 흐름으로 존재하고 있다.
철학과 사상의 영역에서 한계에 봉착한 서구는 동양철학과 사상에서 그 해답을 구하고 있으며, 한국 고유의 정체성 개념이 이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양의 사상이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주목받는 시대에, 더욱이 정치와 경제 및 문명의 중심축이 변환되어 가고 있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문화 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것은 인류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집단무의식이나 기층문화의 형태로부터, 다시 능동적으로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작용적 차원으로, 그리하여 법고창신하던 역할을 수행하던 본래의 것으로 정체성에 관한 고유의 사유체계 및 홍익인간의 이상을 복원해야 한다.
한국 고유의 정체성 개념이 지니는 현대적 의의와 의미를 요약 정리하면, 첫째, 자신에 내재되어 있는 본원적 정체성에 관한 이해와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철학과 사상적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다수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만연된 소외의 상태, 곧 본원적 정체성과 멀어져 간 비평화의 삶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효한 단초를 제공해 준다.
둘째, 보수와 진보 간 갈등 및 국가적 차원의 정체성 위기를 극복함은 물론, 유동적인 동북아의 국제정세 하에서 남과 북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데 긴요한 민족 정체성 정립의 철학과 사상적 기반을 제공해준다.
마지막으로, 한국 고유의 사유체계 및 이에 토대를 둔 홍익인간사상은 내용면에서 보편적 평화의 사상이고, 범위면에서 인류 사회 전체, 그리고 더 나아가 온 우주에 걸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연한 비평화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존공영을 추구해야 하는 지구촌의 필요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참고문헌 (105건) : 자료제공( 네이버학술정보 )더보기
원문구축 및 2018년 이후 자료는 524호에서 직접 열람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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