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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논문개요 6

I. 서론 9

A. 연구목적 9

B. 연구범위와 방법 12

II. 조형이미지의 정치성과 영모화초화 16

A. 조형이미지의 '정치성' 16

1. '조형이미지' 16

2. 조형이미지의 '정치적 성격' 19

3. '예'와 '덕'의 정치성 24

B. 영모화초화의 특성으로서의 정치성 32

III. 진금기화 재현, 권력의 표시 42

A. 진금기화, 소유와 기록 42

1. 궁원의 조성 42

2. 진금기화의 '기록' 46

3. '사생' 65

4. 완물상지의 문제 70

B. 진금시화 이미지의 전개와 의미 78

1. 매[응] 78

2. 사시화조·사시화초 108

IV. 상서의 이미지, 권력의 미화 137

A. 상서, 조작과 보고 137

1. '상서'의 제정과 '상서로움'으로의 확대 137

2. '상서'의 이미지화 147

3. 허위성의 문제 150

B. 상서이미지의 전개와 의미 155

1. 봉황 155

2. 학 171

3. 모단 182

V. 결론 235

참고문헌 240

ABSTRACT 303

도 1. 〈계이〉, 입지름 16.5㎝, 높이 20.5㎝, 받침대 11.7㎝, 국립고궁박물관. 261

도 2. 장승업, 〈수탉〉, 지본담채, 145×35㎝, 서울대학교박물관. 261

도 3. 〈계이〉 『세종오례의』 길례의 '제기도설' 261

도 4. 〈계이〉 『정씨묵원』, 명대, 1596년 261

도 5. 인종, 〈묵죽〉, 목판본, 97.5×62.3㎝, 국립광주박물관 261

도 6. 미상, 〈연방동년일시조사계회도〉의 부분, 1542년, 지본수묵, 국립공주박물관 262

도 7. 미상, 〈형조낭관계회도〉 16세기말, 삼성리움. 262

도 8. 도6의 하단 매죽 부분 262

도 9. 〈청화백자 매죽문호〉 15세기 중반, 높이 36.4㎝, 오사카시립동양도자기미술관 262

도 10. 휘종 전칭 〈육학〉 견본채색, 크기와 소장처 미상, (Decoded Messages, Fig.22) 263

참고도 1. 목재장, 당대, 높이 30.4㎝, 정창원 263

도 11. 미상, 〈부용공작〉, 견본설색, 원대, 169.5×102.2㎝,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263

도 12. 여기, 〈행화공작〉 명대, 견본설색, 203.4×110.6㎝, 대북: 고궁박물원 263

도 13. 미상, 〈추규〉, 남송, 견본설색, 25.1×25.0㎝, 북경: 고궁박물원 264

도 14. 이적, 〈부용〉, 쌍폭 중 한 폭, 남송, 1197년, 견본설색, 25.2×25.5㎝, 동경국립박물관 264

도 15. 마린, 〈암향소영도)〉, 남송, 견본설색, 24.9×24.6㎝, 대북: 고궁박물원 264

도 16. 은해, 〈응격천아도〉 명대, 견본설색, 158×89.6㎝, 남경박물원 264

도 17. 미상, 〈응격천아도〉, 지본수묵담채, 153.6×106㎝, The Nelson Akins Museum of Art 264

도 18. 낭세령. 〈백응도〉 청대 1765년, 견본설색, 179.9×99.2㎝, 대북: 고궁박물원 265

도 19. 하청태, 〈화백해청〉 청대 1783, 견본설색, 180.7×99㎝. 대북: 고궁박물원 265

참고도 2. 낭세령. 〈백골도〉 청대 1751년, 견본설색, 123.8×65.3㎝, 대북: 고궁박물원 265

도 20. 미상, 〈화응〉 (원제 송인), 수묵설색, 164.2×80.3㎝, 대북: 고궁박물원 265

참고도 3. 미상, 〈웅응납힐병풍〉, 당대, 정창원 265

도 21. 장순자, 설계옹, 〈황응고회도〉 元代, 147.2×96.8㎝, 북경: 고궁박물원 265

도 22. 『삼례도』, 〈여〉와 〈웅기〉 266

도 23. 미상, 〈백응도〉, 16~17세기, 견본설색, 115.0×57.4㎝, 일본개인 266

도 24. 미상(송 왕선 전칭), 〈화응〉, 명대, 견본설색, 136.7×67.7㎝, 대북: 고궁박물원. 266

도 25. 변문진 전칭, 〈백응〉, 명대, 견본수문담채, 145.5×74㎝, 일본개인 266

도 26. 미상, 〈송응〉, 명대, 견본수묵담채, 145.8×75.8㎝, Museum of Fine Arts, Boston. 266

도 27. 이암 전칭, 〈가응도〉, 견본채색, 87.5×53.8㎝, 일본 개인 267

도 28. 이암 전칭, 〈응도〉, 견본채색, 94.8×48.9㎝, 일본 민예관,. 267

도 29. 이암 전칭, 〈응도〉, 견본채색, 98.1×54.9㎝ Museum of Fine Arts, Boston 267

참고도 4. 낭세령 전칭, 〈백응도〉, 견본채색, 50×23㎝, 중국 개인 267

참고도 5. 미상 (휘종 전칭) 〈백응도〉, 19세기 추정, 견본채색, 중국개인 267

도 30. 심사정, 〈호취박토도〉 지본담채, 115.1×53.6㎝ 국립중앙박물관 268

도 31. 심사정 〈호취박토도〉, 지본담채, 121.7×56.2㎝ 선문대박물관 268

도 32. 송대 자기(침) (『중국도자회화예술사』 83면) 268

도 33. 장로 〈창응축토도〉 견본설색, 158×97㎝, 남경박물원 268

도 34. 최북 〈기응탐토〉, 견본담채, 31.4×16.0㎝, 간송미술관 268

도 35. 최북 〈호취박토〉, 지본담채, 38.4×32.0㎝, 국립중앙박물관 268

도 36. 미상, 《절지화훼사폭》, 해당, 견본설색, 49.2×77.6㎝, 북경고궁박물원 269

도 37. 미상, 《절지화훼사폭》 치자 269

도 38. 미상, 《절지화훼사폭》, 부용 269

도 39. 미상, 《절지화훼사폭》, 매화 269

도 40. 미상, 《십왕도》, 〈제3 송제왕〉, 정가당 '부용' 269

도 41. 미상, 《십왕도》, 〈제4 오관왕〉, '산다' 269

도 42. 미상, 《십왕도》, 〈제7 태산왕〉, '모란' (혹은 작약) 269

도 43. 미상, 《십왕도》, 〈제8 평제왕〉, 장미과('월계화' 혹은 '사계화') 269

도 44. 여기, 《사계화조도》 견본채색 4폭, 명, 각 176×100.8㎝, 동경국립박물관. 270

도 45. 여기(전칭), 《사계화조도》 견본채색 4폭, 명, 각 161.7×98.6㎝, 근진미술관 270

도 46. 여기, 산다과계도, 견본설색, 185×109, 북경시문물국 271

도 47. 여기, 산다과계도, 견본설색, 180.0×100.1, 271

도 48. 은굉 〈절벽취금어〉, 견본설색 168×102.1 271

도 49. 여기, 〈매죽산금도〉, 세부, 견본설색, 183.1×97.8, 절강성박물관 271

도 50. 여기, 〈모단금계도〉, 명대, 견본설색, 184.3×100, 중국미술관 271

도 51. 여기, 〈하경화조도〉, 명대, 견본설색, 180.1×110.1㎝ 운남성박물관. 271

도 52. 미상(전 여기), 〈화조도대폭〉(1) 명대 16세기, 견본설색, 197×98.3㎝, 일본 궁내청 272

도 53. 미상(전 여기), 〈화조도대폭〉(2), 명대 16세기, 견본설색, 197×98.3㎝, 일본 궁내청 272

도 54. 여기 〈화조도〉(원앙) 견본설색, 173×99.5㎝, C.C.Wang Family Collection 272

도 55. 여기, 〈계국산금도〉 견본설색, 190×108㎝, 북경: 고궁박물원 272

도 56. 소증, 〈백로취조도〉 152×82㎝, Klaus F. Naumann, Tokyo. 272

도 57. 이영윤(1561-1611), 〈화조도〉 견본채색, 각 160.6×53.8㎝, 국립중앙박물관 273

도 58. 도 57 (8)의 세부 '산작' 네 마리 274

도 59. 도 57 (7)의 세부 '산다'의 꽃술 274

도 60. 도 57 (3)의 세부 '모란' 봉오리 274

도 61. 도 57 (2)의 세부 '공작' 머리장식 274

도 62. 미상 〈화조도〉 16세기, 172.7×82.3㎝, 대화문화관 274

참고도 6. 왕무, Phesants and Flowering trees, 청대, 1662, 5.6×3.3 inches British Museum, (Leigh Ashton & Basil Gray, Chinese Art) 274

도 63. 안귀생 전칭 〈화조도〉 부분, 15세기, 견본수묵담채, (전체크기 131.2×73.6㎝) 국립중앙박물관 275

도 64. 이영윤 전칭 《화조 8폭》 (도 57) 세부 275

도 65. 신장 전칭 《화조 4폭》 세부, 국립중앙박물관 275

도 66. 미상, 〈노안도〉 세부, 송, 견본채색, 183×98.2㎝ 북경; 고궁박물원 275

도 67. (전 휘종) 〈도련도〉 세부 화면 중앙에 앉은 여아가 들고 있는 원형 부채 내부의 그림 세부 275

도 68. 여기, 《사계화조도》 명, 견본채색 4폭, 176×100.8㎝, 동경국립박물관 275

도 69. 〈선조조 기영회도〉부분, 16세기 후반, 견본채색, 128.5×163㎝ 국립중앙박물관 276

도 70. 미상 (김홍도 전칭), 《화조도 8첩병풍》 지본채색, 각폭, 79.4×45.8㎝, 국립중앙박물관 277

도 71. 김홍도, 《화조도》 8폭, 견본담채, 각폭 81.7×42.2㎝, 간송미술관. 278

도 72. 〈기축진찬도〉 1829년, 견본채색, 8폭 중 제6폭 150.2×52.5㎝ 국립고궁박물관 279

도 72-1. 도 72의 세부 (내용없음) 257

도 73. 〈기축진찬도〉 1829년, 견본채색, 8폭 중 제 6폭, 139.0×47.8㎝ 국립고궁박물관 279

도 73-1. 〈기축진찬도〉 1829년, 견본채색, 8폭 중 제 6폭, 150.2×52.5㎝ 국립고궁박물관 279

도 74. 〈기축진찬도〉 1829년, 견본채색, 8폭 중 제 6폭 139.0×47.8㎝ 국립고궁박물원. 280

도 75. 《화조도 병풍》, 160×218㎝, 19세기말. 국립고궁박물원. 280

도 76. 《화조도 병풍》, 167×219㎝, 19세기말. 국립고궁박물원. 281

도 77. 화조병풍 4폭, 대영박물관 281

도 77. 『황조예기도식』 (건륭 24년, 1759) '의봉기' 282

도 78. 『세종실록, 세종오례의』 가례 노부의 〈벽봉기〉, 조선 1454년. 282

도 79. 대한제국기의 〈의봉기〉, 19세기말 20세기초. 282

도 80. 『세종실록, 세종오례의』 가례 노부 〈봉선〉 283

도 81. 『국조오례의』 권2, 가례 노부의 〈봉선〉 283

도 82. 대한제국기의 봉선, 19세기말 20세기초. 283

도 83. 미상, (구제, 전선 전칭작) 〈백조조봉도〉 16세기추정, 일본 궁내청 283

도 84. 임량, 〈봉황도〉 견본수묵담채, 명대, 164.5×96.5㎝, 경도: 상국사. 284

도 85. 미상, 〈봉황도〉 명대말기 추정, (『鳳凰と獅子』) 284

도 86. 『정씨묵원』 〈봉구추〉 284

도 87. 미상, 〈공작봉황어〉 대폭. 필라델피아뮤지엄. 284

참고도 7. 미상, 〈서수낙원도〉 제3-10폭, (전체 113×320.3㎝), 삼성리움 285

도 88. 『황조예기도식』 (건륭 24년, 1759) '서학기' 285

도 89. 건현 영태공주묘 후용도 상부, 운학도 부분 (『당묘벽화집』 130면) 286

도 90. 하북성 곡양현의 왕처직묘 전실 상단. 286

도 91. 송휘종 〈서학도〉, 견본채색, 51×138㎝, 요녕성박물관 286

도 92. 운학문 청자받침[탁], 지름 17.5㎝, 높이 5.9㎝, 북경시문물연구소. 287

도 93. 운학문 청자접시[반], 지름 17.2㎝,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287

도 94.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높이 42.1㎝, 간송미술관 287

도 95. 『국조오례의』 〈현학기〉·〈백학기〉 288

도 96. 대한제국기, 〈운학기〉, 19세기말 20세기초 288

도 97. 〈만력삼십년고명〉의 '운학' 문양 부분. 288

도 98. 명대 자기, 가경년간 1522-66 지름 20.6㎝ 289

도 99. 보자기, 명대 고례종묘 출토품 289

도 100. 〈태조이성계어진〉 1872년, 보물 931호, 견본채색, 220×151㎝, 경기전 289

도 101. 〈모란노안도〉왕공숙묘 묘실북벽, 당대, 838년, 북경시 해전구 팔리장. 290

도 101-1. 〈모란노안도〉 도안 290

도 102. 〈모란호석도〉 오대, 10세기, 왕처직묘 후실북벽, 하북생 곡양현 291

도 102-1. 왕처직묘 전실 화훼병풍 중 모란도. 291

도 103. 〈대폭모란도〉, 10세기, 소주 호구탑 탑심 채색부소. 291

도 104. 미상(혹은 조창 전칭작), 〈화왕도〉 송대, 견본채색, 117.2×72.3㎝, 대만:고궁박물원. 292

도 105. 서현수묘, 묘실북벽의 묘주도, 북제, 산서성 태원시. 292

도 106. 진파리 1호분, 고구려 6세기후반, 평안남도. 292

도 107. 소관묘 권정채화, 1174년, 산서성 장자현 293

도 108. 산대남교구송묘 (송대 추정), 산서성 제남시 293

도 109. 호뇌촌묘 〈연화도〉 동벽 이실, 송대 12세기초 산서성 호벽 293

도 110. 호뇌촌묘 〈모란도〉 동벽 이실, 송대 12세기초 산서성 호벽 293

도 111. 지대2년 원묘, 〈연화도〉, 묘실내 제 6폭화, 1309년, 산서성 흥현 홍기촌 294

도 112. 지대2년 원묘, 〈모란도〉, 묘실내 제 10폭화, 1309년, 산서성 흥현 홍기촌 294

도 113. 〈관경십육관변상도〉, 부분, 견본채색, 전체 202.8×129.8㎝, 일본 서복사. 294

도 114. 〈수월관음도〉, 견본채색, 110.0×59.2㎝. 일본 정가당문고미술관. 294

도 115. 대동십이보 28호묘, 묘실 북벽, 산서성 대동성 서남쪽 십이보 295

도 116. 대동와호만탄묘, 묘실북벽, 제4호묘 산서성 대동의 와호만 295

도 117. 장광정묘, 요, 1093년, 묘실 북벽 산서성 장가구시 선화성 295

도 118. 미상, 〈모란도〉 원대, 견본채색, 145.5×88.3㎝, philadelphia Museum of Art 296

도 119. 미상 〈모란도〉 원대, 견본채색, 148.5×90.1㎝, 일본 궁내청. 296

도 120. 미상, 〈모란쌍폭도〉 원대, 견본채색, 149.6×92.3㎝, 경도:고등원. 296

도 121. 도 107의 세부.. 297

도 122. 도 108의 세부 297

도 123. 평양희가제작, 〈수조요조정경국지방용〉 (혹은, 사미인도), 김, 판화도, 79.1×34㎝,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burg. 297

도 124. 청화모란당초문표형병. 원대, 높이 70㎝, the Topkapi Saray Museum 297

도 125. 고려시대 12세기 석관 내부 '모란문', 국립민속박물관 298

도 126. 도 125의 도안 298

도 127. 미상 《모란도 10곡병풍》 18세기 비단에 채색 194×580㎝, 국립중앙박물관 298

도 128. 미상 《모란도 4곡병풍》 148.6×62.4㎝. 국립중앙박물관 299

도 129. 미상 〈모란도〉, (크기 미상) Ubersee Museum, Bremen. 299

도 130. 〈괴석모란병〉 (6폭병. 병풍전체 234×60㎝,) 국립고궁박물관 no 99 299

도 131. 〈궁모란병〉 (8폭병 각폭 166.8×45.5) 국립고궁박물관 299

도 132. 〈궁모란병〉(4폭병 병풍전체 330×279㎝) 견본채색, 국립고궁박물관 no 91 299

도 133. 미상, 〈해당〉 남송 견본채색, 24.1×22.7 북경; 고궁박물원 300

도 134. 미상, 〈초충도〉 견본채색, 97.2×40.8㎝. (중국の화조と화 일본 도66) 300

도 135. 미상, 〈모란도〉 대폭, 명대, 견본채색, 145.3×83.5㎝, 도쿠가와미술관. 301

도 136. 대명, 청화. 1500년경(홍치연간). 지름40.9㎝, 보스톤미술관 302

참고도 8. 색회모란문명, 강호시대, 17-18세기, 지름 20.7㎝, 정강 MOA미술관. 302

도 137. 색회모란문명, 명대, 만력연문 (1563-1620), 지름 38.6㎝, 출광미술관. 302

참고도 9. 오채모란문반, 명대, 만력연간, 지름 38.1㎝, 매택기념관. 302

초록보기

이 연구는, 中國 宮苑에서 진상받아 양육하던 '珍禽奇花'의 새와 꽃, 그리고 중국고대 정치사상으로부터 '祥瑞'로 상상되었거나 '祥瑞로운 물상으로 취택된 새와 꽃들이 한국과 중국의 전근대기의 영모화초화의 주된 題材가 되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진금기화, 상서, 혹은 상서로운 花鳥의 조형이미지가 政治的 性格의 의미화를 확보하면서 展開된 양상을 살폈다.

첫째, 宮苑으로 들인 '珍禽奇花'를 '記錄'하는 중국황실의 문화는 진금기화의 이미지를 과시하고 권력을 표시하는데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위정자의 珍禽奇花 애호는 '玩物喪志'의 이유로 문제시되었기에, 진금기화를 그린 이미지들은 다양한 德目의 의미로 포장되면서 그 화려한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향유되었다.

진금기화의 대표조류인 매[鷹]의 경우, 최고의 珍禽으로 애호되면서 그 위용이 화폭에 담겼다. 원래 권력자의 멋진 소유물의 기록으로 그려졌고, 특히 중국황제들은 한반도산 海東靑을 애호하여 진상받아 그림으로 기록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元代를 거치면서 용감하고 충성스런 신하, 功臣, 英雄 등의 비유체로 매그림이 감상되었고, 이러한 의미화는 조선시대 매그림의 의미화에 심대한 영향을 주었다. 매그림들은 진금 매의 이미지를 보유하면서, '忠'으로 의미화 되었다는 뜻이다. 君臣의 체제 속에서 忠이라는 德目이 가진 정치성을 고려하면, 관리들이 매를 忠의 메타포로 사용함으로써, 진금의 원래 이미지를 향유하면서 동시에 그들 자신의 권력적 덕목을 표현하는 회화문화를 형성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는, 중국과 달리, 황제가 소유한 매를 그림으로 그려 칭송하지 않았고 황제의 권위를 비유하는 매그림도 그리지 않았다. 중국보다 수평적이었던 한국의 군신간 정치문화가 반영된 현상이다.

진금기화의 또 다른 예로 든 四時花草 및 四時花鳥는, 원래 중국 궁원의 진귀한 새와 꽃의 사계절을 엮어 놓은 화려한 그림이다. 이 그림 속 사계절의 대표화조는 宋代초기에 틀이 마련되었고 明代 화원에서 공식이 완성되었다. 한편 이 그림은 四時의 질서와 생명의 寫生으로 의미화되고 혹은 祝壽, 인륜과 화합의 뜻으로 읽히면서 황실에 펼쳐졌고, 조선의 왕실과 일반의 혼인식에까지 사용되었다. 사시화조의 내용은 진기한 동식물이라 그 화면은 복제로 지속될 수밖에 없었으며, 환상적 화려함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이미지가 전개되었다. 사시화조학의 전개방향은 애당초 화려한 진금기화 소유의 권력욕망을 이미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덕목과 축복의 의미화로 기능화된 이중적 양면성을 보여준다.

둘째, '祥瑞' 및 '상서로움'의 물상에서 비롯하는 영모화초화란 위정자의 善政을 증거하기 위해 하늘에서 보내준다는 祥瑞를 報告하고 기록하고자 출발한 그림이다. 그러나 祥瑞란 그 자체로 정치적 虛僞라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고, 元·明代 문사들은 祥瑞의 존재를 실제로써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조선시대 문인들도 상서를 의례적 표문에서 거론할 뿐 실상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서도 '상서' 혹은 '상서로움'의 물상으로 그려진 조형이미지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이미지의 지속은 하늘의 도움 아래 권력을 유지하고 증진하기를 원하는 내면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한편 실제적 기능을 상실한 상서가 德의 존재와 실현 혹은 번영의 의미로 바뀌어 지속될 때 상서이미지의 활용은 더욱 교묘한 정치적 장치로 작용한다.

'祥瑞'중의 鳳凰을 예로 보면, 의례적 문양으로 혹은 鳳凰의 출현을 기록하는 그림으로 그려졌는데, 상서가 현실적 순기능을 하지 못하는 시점에 이르렀을 때 봉황은 황제를 비유하는 百鳥朝鳳나 현신을 비유하는 鳳凰朝陽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화려한 사실적 이미지로 그려졌다. 조선에서는 16세기 이래로 봉황으로 현신을 비유하는 鳳凰朝陽의 이미지가 주로 그려졌다.

'祥瑞로운' 영모화초의 대표적인 예는 鶴과 牡丹이다. 鶴은 고대로부터 중국에서 귀한 선물로 오간 珍禽으로 당황실에서 그림으로 기록되며 학그림의 한 유형이 생겨났는데, 한편 仙鶴의 의미에 기대어 '상서로움'으로 인정받으면서, 唐墓의 벽화에는 '雲鶴'이 그려지고 있었다. 宋代에 이르러 '瑞鶴-翔鶴'의 의미와 조형의 조합으로 瑞鶴旗를 제정하면서 하늘을 배회하는 상학이미지가 널리 사용되었으며, 이로써 '운학-상학'의 조형성은 상서로움으로 인정되었다. 高麗의 운학문 청자는 이러한 배경을 가진다. 이후 중국황실과 조선왕실에서의 상학-운학문의 이용은 상당히 지속되었는데, 특별한 발전적 전개를 이루지 못하고 문양화의 패턴으로 수용되고 잔존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鶴은 장수이미지나 은둔적 아취로 더욱 애호되면서 그에 합당한 이미지들이 따로 개발된 까닭이다.

牡丹(혹은 牧丹)은, 당황실의 애호로 급작스럽게 인기를 누리며 부상한 꽃으로 궁원의 화려한 꽃으로 묘사되었을 뿐 아니라 종교 및 제례공간에서 상서로운 물상으로 그려졌다. 당황실의 문화를 흠모하는 북방민족에서도 이를 수용하여 모란조형의 문화가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이러한 모란문화가 고려로 전래되었다. 고려의 정원문화, 고려왕실의 모란병, 제례공간의 석관내부 및 종교화의 공양대상 등으로 모란의 의미화 활용이 상당히 확장되었다. 그런데 모란을 국가의장에 적극 활용한 것은 조선왕조의 의례제정으로부터라고 파악된다. 조선전기 회화와 도자기문양에서는 거부된 모란이미지가, 흉례와 가례 등의 왕실의례에서 宮牡丹屛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기 시작하여 궁모란병은 조선시대 내내 궁궐에서 사용되었다. 모란은, 鶴과 반대로, 의례공간에서 독자적 조형성을 구축하고 변화하며 전개하였다. 모란의 조형과 의미의 전개를 보면, 상고적 조형특성과 위엄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明·淸代 모란도안의 화려한 조형변화 및 길상의미를 취합하였다.

요컨대, 珍禽奇花 혹은 祥瑞로부터 출발한 영모화초화는 그 이미지의 출발이 각각 권력의 표시나 권력의 증명을 기록하는데서 비롯하였지만, 그 이미지가 전개되는 동안 의례(禮)와 덕목(德)으로 포장되고 의미화되면서 지속된 양상을 보여준다. 禮와 德은 爲政者들에게 정치적 수단이자 보편의 윤리가 되어 이들 이미지가 지속되는 것을 지지해 주었다.

이 연구는 중요한 몇 가지를 영모화초화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그 제재의 이미지가 지속되며 정치상황 속에서 필요한 의미가 부여되고 이 의미가 각각의 조형적 전개를 뒷받침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이 연구를 통하여 화초영모 이미지의 출발과 의미화의 전개과정에서 빠짐없이 적용되었던 정치적 욕구의 개입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