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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전쟁, 주권 상실, 식민지로의 전락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한국 근대문학에 있어 재난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자율적으로 미래를 기획할 수 없는 식민지 상태에서의 근대화 과정은 통치와 통치불가능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글쓰기의 긴장을 고도화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 근대문학에서 나타나는 ‘재난 서사’는 이 타율적이고 무주권적인 세계를 견디는 행위의 산물이기도 했다.

『혈의 누』와 『무정』에서 볼 수 있듯이, 근대화를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재난 극복의 서사는 식민주의적 통치성을 모방하는 형태로 구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신경향파와 카프 계열의 소설에서 발견되듯, 재난은 식민주의적 통치성 내부의 균열, 갈등, 적대에 눈뜨게 하고 현존하는 통치를 부정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특히 카프 계열의 ‘재난-극복 서사’는 새로운 주체 및 대안적 통치성의 알레고리로 읽힐 수 있다. 그 대신, 이 서사적 기획 속에서 재난은 기존의 통치성을 뒤흔들고 관습적 세계를 파괴하는 폭력으로서보다는 대안적 정치-윤리를 획득하기 위한 기회처럼 배치되곤 한다.

재난이 담지한 폭력성이 물리적 세계만이 아니라 기존의 윤리적․관습적 세계를 향해 있기도 하다는 점, 즉 재난은 윤리적 재난을 수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시체제기의 김남천의 글쓰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재난적 상황이 초래한 통치와 통치불가능의 경계에서 윤리적 전환의 지속(durée)을 관찰한다. ‘전환기’의 지속 안에서 ‘잔여적인 것’(the residual)과 ‘부상하는 것’(the emergent)의 충돌이 만들고 있는 파편들을 수집하는 그의 ‘재난의 리얼리즘’은, 세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신화도 윤리도 사라진 세계에서, 쉽사리 복구나 극복으로 환원할 수 없는 재난 ‘속에서의’ 글쓰기가 갖는 윤리성을 숙고하게 해준다.

권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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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호의 '에세이 소설' 『가족(家族)』 연구 = A study on Choi In-ho's "essay novel" <The family> 홍지혜 p. 325-368

재난 속에서 쓰기 : Writing in disaster : an essay on the modern Korean literature's characteristic of catastrophe / 한국 근대문학의 재난적 성격에 대한 시론 차승기 p. 11-48

스페인독감과 인형조종술 = Spanish flu and puppet manipulating theory 이경훈 p. 49-88

육체 없는 국민의 건강과 혐오 : Toward a critique of the political hygiene in contemporary Korea / 현대 한국의 '정치위생학' 비판 김항 p. 89-130

1958년 북한 발(發) '고아 구제' 담화와 남한/일본에서의 북한행 역진 : Discourse on 'relief for orphans' of North Korea in 1958 and exodus to North Korea from South Korea/Japan : Korean War and orphan psychological/propaganda warfare. 1 / 한국전쟁과 고아 심리/선전전. 1 공임순 p. 133-181

반공의 로컬과 동아시아 지역냉전 : Regionality of anti-communism and the Cold War in East Asia : Taiwanese anti-communist reportage 'The Woman Thief(女匪幹)' and South Korean anti-communist play 'The Woman Communist(女黨員)' / 대만 반공르포 <여비간>과 남한 반공극 <여당원> 김옥란 p. 183-233

'현재'에 대한 대안적 상상과 불가능한 자유의 서사 : Alternative imagination of 'the present' and the narrative of lost freedom : focusing on Choi In-Hun's Grey Man / 최인훈의 「회색인」 연구 김영경 p. 235-263

탈중심을 향한 이념적 실험의 기록 : A record of ideological experiments toward decentralization : a study on liquidity and hybridity of Park Tae-soon's literature / 박태순 문학의 혼종성과 유동성 연구 최은아 p. 265-323

1980년대 후반 북한문학 '열풍'의 문제 : On the 'fever' of North Korea literature in the late 1980s : focusing on the 『Silcheonmunhak』(1988 winter~1989 winter) / 『실천문학』(1988년 겨울, 통권 12호~1989년 겨울, 통권 16호)을 중심으로 이예찬 p. 369-424

근대문학 담론의 상상적 지형도 그리기 : Drawing an imaginary topographical map of the discourse of modern literature : Ko Bong-jun, "The Ideas of Modern Poetry" (Somyeong, 2020) / 고봉준, 『근대시의 이념들』, 소명출판, 2020 안상원 p. 427-446

세계 지도 위에서 상상되는 민족문학 = Ethnic literature beyond the world : 박연희, 『제3세계의 기억』, 소명출판, 2020 허선애 p. 447-469

참고문헌 (37건) : 자료제공( 네이버학술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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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참고문헌 국회도서관 소장유무
1 "만세보" 미소장
2 "釜山日報" 미소장
3 김남천, 길 우에서 , "문장" 1939.7. 미소장
4 김남천, 낭비 , "인문평론" 1940.2.~1941.2. 미소장
5 김남천, 맥 , "춘추" 1941.2. 미소장
6 김남천, 김남천, 소설의 운명 , "인문평론" 1940. 11; 정호웅․손정수 엮음, "김남천 전집 Ⅰ", 박이정, 2000. 미소장
7 박태순, 무너진 극장 , "월간중앙" 1968. 8; "정든 땅 언덕 위 외", 동아출판사, 1995. 미소장
8 박화성, 홍수 전후 , "신가정" 1934.9. 미소장
9 박화성, 한귀 , "조광" 1935.11. 미소장
10 서인식, 문학과 윤리 , "인문평론" 1940.9. 미소장
11 이기영, 홍수 , "조선일보" 1930.8.21.~9.3. 미소장
12 이광수(김철 교주), "바로잡은 "무정"", 문학동네, 2003. 미소장
13 이인직, "혈의 누", "혈의 누ㆍ은세계", 범우사, 1993. 미소장
14 조명희, 농촌 사람들 , "현대평론" 1927.1; "탈출기/낙동강/질소비료공장/군중정류외", 동아출판사, 1997. 미소장
15 최서해, 큰물 진 뒤 , "개벽" 1925.12. 미소장
16 김동식, 1920년대 중반의 한국문학과 ‘끼니’의 무의식 , "문학과 환경" 11- 1, 문학과환경학회, 2012. 미소장
17 김미현, 21세기 재난소설의 ‘비장소(Non-Place)’와 경계사유 , "이화어문논집" 49, 이화어문학회, 2019. 미소장
18 김흥식, 관동대진재와 한국문학 , "한국현대문학연구" 29, 한국현대문학회, 2009. 미소장
19 복도훈, 세계의 끝, 끝의 서사: 2000년대 한국 소설에 나타난 재난의 상상력과 그 불만 ,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이미지연구소 엮음, "폭력, 이미지, 재난", 앨피, 2012. 미소장
20 서은혜, 이광수 소설에 나타난 재난(catastrophe) 모티프와 공동체의 이상 , "한국현대문학연구" 36, 한국현대문학회, 2012. 미소장
21 서형범, ‘홍수’의 서사화를 통해 본 재난서사의 의미 , "한국현대문학연구" 36, 한국현대문학회, 2012. 미소장
22 예지숙, 호혜에서 근면으로: 일제시기 구빈윤리의 등장 , "개념과 소통" 22,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2018. 미소장
23 오혜진,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 지식인들의 일본에서의 삶 , "우리문학연구" 58, 우리문학회, 2018. 미소장
24 오혜진, 재난 이후 일상, 비명과 침묵 혹은 그 사이의 균열: 손창섭의 50년대 소설을 중심으로 , "우리문학연구" 64, 우리문학회, 2019. 미소장
25 윤대석, 일제 말기 재난에 대한 생산력주의/생산주의의 대응 , "구보학보" 10, 구보학회, 2014. 미소장
26 장성규, 파국과 종말의 상상력 , "스토리앤이미지텔링" 19, 건국대학교 GLOCAL캠퍼스 스토리앤이미지텔링연구소, 2020. 미소장
27 정선태, ‘일청전쟁’이라는 재난과 문명세계의 상상: "혈의 누"를 다시 읽는다 , "한국학논총" 43, 국민대학교 한국학연구소, 2015. 미소장
28 정종현, 사실, 과학 그리고 문학의 신생 , "상허학보" 23, 상허학회, 2008. 미소장
29 조남현, ‘홍수’형 소설들의 동질성과 차별성 , "한국현대문학사상 연구", 서울대출판부, 1994. 미소장
30 차승기, 전시체제기 기술적 이성 비판 , "상허학보" 23, 상허학회, 2008. 미소장
31 최강민, 1920~30년대 재난소설에 나타난 급진적 이데올로기와 트라우마 , "어문론집"56, 중앙어문학회, 2013. 미소장
32 최강민, 광산과 광부 소재 소설에 나타난 재난의 서사와 질병 , "어문론집" 68, 중앙어문학회, 2016. 미소장
33 최강민, 일제강점기의 가뭄 소재 재난소설에 나타난 재난의 양상 , "우리문학연구" 55, 우리문학회, 2017. 미소장
34 황종연, 기술 이성의 관념론 , "동악어문학" 73, 동악어문학회, 2017. 미소장
35 황호덕, 재난과 이웃, 관동대지진에서 후쿠시마까지 , "일본비평" 7,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2012. 미소장
36 김윤식ㆍ정호웅, "한국소설사", 예하, 1993. 미소장
37 모리스 블랑쇼, 박준상 옮김, "카오스의 글쓰기", 그린비, 2012. 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