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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1920년대 중후반 󰡔조선불교󰡕 잡지에 나타난 승려 결혼과 관련된 논쟁을 선행연구와 대조하여 고찰한 것이다. 승려 결혼에 대하여 찬성(친일)과 반대(항일)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내용으로 기고문을 살펴본다면 찬반이 뒤엉킨 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승려 결혼을 반대하는 이들 중에는 총독부, 일본불교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또한 승려 결혼에 반대하면서도 오히려 지계(持戒)의 문제를 역으로 승려 결혼으로 해결하고자 하기도 하였다. 이들이 상정하는 올바른 승려의 모습은 대체로 전통적인 참선과 산속 사원 생활 등을 떠올리는 현실과 동떨어진 초현실적이고 신비롭고 숭엄적인 것이었다. 한편, 승려 결혼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놓은 이들은 승려 결혼 문제를 조선불교의 사회화, 민중화, 보편적 종교와 연결하기도 하였다. 또한, 승려 결혼과 파계와의 관련성을 날카롭게 지적하는데, 승려가 고기를 취하고 결혼하는 행위 자체에는 이미 파계라는 사상을 내재시켜 놓았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이러한 찬반 의견을 내놓은 이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조선불교의 미래는 달랐지만, 승려 결혼 찬반의 주장보다는 조선불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공통점이 확인된다. 오늘날 역사 관점에서 그들을 바라보았을 때 느껴지는 이러한 불협화음은, 당시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었는지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