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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쭤런은 어린 시절부터 동식물에 관심을 두고 박물학 서적 읽기를 좋아했다. 또한 당시 유행했던 진화론의 영향 속에서 인간의 진화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생물학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져 인간의 문제를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생물학 지식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1920년대 중반 저우쭤런 산문의 가장 큰 변화는 ‘생활의 예술’을 추구하며 주변의 다양한 일상에 관심을 쏟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초나 나무, 새, 곤충 등이 산문의 소재가 되었다. 대부분 세시풍속이나 먹거리, 놀이와 같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주변에 흔히 볼 수 있고 인간과 매우 가까운 것들이었는데, 대상 자체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과 함께 이를 둘러싼 민간 사회의 풍속과 인간의 정서와 감정을 결합하여 묘사한 것이 이 시기 초목충어 산문의 주된 특징이었다.

초목충어 산문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동식물에 관한 전통 지식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했다는 것이다. 주로 동식물에 관한 각종 문헌 기록이나 민간 속설 가운데 잘못 전해져 내려오거나 과학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찾아 그 오류를 지적하고 비판했다. 여기서 전통 박물학 지식과 관련하여 저우쭤런이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중국인들이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미신이나 윤리적 목적에서 잘못 전해진 지식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비판의식으로부터 저우쭤런은 동식물에 관한 지식을 기록한 다양한 과거 문헌들을 검증하고 비평함으로써 과학적 지식에 바탕을 둔 새로운 윤리 건설을 위한 토대를 제공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