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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문학은 SF와 문단문학의 조우를 통한 부흥을 목도하고 있다. 이에 본고는 감수성의 차원에서 김승옥의 1960년대 SF, 듀나의 1990년대 SF, 천선란의 2020년대 SF를 통과하며 변화하는 주체성의 양상을 추적해 보았다.

김승옥은 ‘감수성의 혁명’을 통해 한국문학에 근대적 주체의 탄생을 알렸고, 4.19세대는 스스로의 문학에 등장한 개인을 ‘진정성의 주체’로서 의미화한다. 이에 기반한 김승옥의 〈50年後, Dπ9記者의 어느날〉(1970)은 기술 발전에의 예측은 기발한 한편 여성 타자화와 인간중심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인간(남성) 주체성의 상실을 우려하는 불안이 지배하는 서사는 SF임에도 사회의 혁신을 상상하지 못한다. 1990년대 듀나의 SF는 진정성의 계승에 매몰되었던 문단문학과 철저히 무관했기에 역설적으로 1990년대의 문학장을 확장하는 데 중요하다. 사이버공간에서 한국 SF를 장르문학으로 정립시킨 듀나는 주체 자체에 무심함으로써 자유주의 휴머니즘 주체를 해체할 뿐 아니라 인간중심주의를 극도로 혐오하는 반(反)인간주의의 세계관을 특징으로 한다. 이로써 듀나의 SF는 직접적으로 가부장제를 공격하거나 여성 문제를 발화하지 않으면서도 지식인 남성 중심의 진정성 레짐을 해체하고 근대적 휴머니즘의 외부를 모색하는 방식으로 페미니스트 시각을 확보한다.

한편 1960년대 김승옥이 개인의 발견과 자기세계의 구축을 통해 ‘감수성의 혁명’을 가져왔다면, 2020년대 천선란은 타자의 행복을 느끼며 변하는 휴머노이드 콜리를 통해 ‘포스트 감수성’을 제시한다. 『천 개의 파랑』(2020)에서 천선란은 감수성을 인간만의 전유물로 보는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인간과 기계 모두 감각하는 방식이 다를지언정 공히 감수성을 갖는 존재들이라는 점을 확인한다. 이렇게 최근 한국문학이 보여주는 ‘포스트 감수성’은 모든 감각하는 존재의 특징으로 확장됨으로써 대상을 타자화하고 자기와 구별 지음으로써 주체성을 확보했던 진정성의 주체와 결별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과학소설과 일반소설, 그리고 페미니즘이 교차하는 사변적 페미니즘(SF)을 통해 예시된다.

권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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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경유한 한국문학과 감수성의 변화 = Changes of sentience in Korean literature through SF : from a subject of authenticity to sentient beings : 진정성의 주체에서 감각하는 존재로 연남경 p. 11-46

인공지능은 기후 위기를 해결할까? = Can artificial intelligence solve the climate crisis? : the climate crisis and AI narratives in Korean science fiction : 한국 SF 속의 기후 위기와 AI 서사 노대원 p. 47-79

최근 청소년 SF의 자기돌봄 서사 연구 = A study on self-care narrative of recent young adult SF : centering on multiverse imagination : 다중우주적 상상을 중심으로 최배은 p. 81-103

생성형 AI의 신체와 인공지능의 지질학 = Embodiment of generative AI and the geology of artificial intelligence : focusing on 'Kwizatz Haderach' in Frank Herbert's Dune : 『듄』의 ‘퀴사츠 해더락’을 중심으로 최연진 p. 105-138

신체제기 가극단의 이동과 조선・지나의 재현 = Travelling of Gaguk-dans and representation of Joseon and Shina during the new system era 백현미 p. 139-181

영화 <쿤둔>의 디아스포라 서사와 시청각적 공감각 = Diasporic narrative and audiovisual synesthesia in the film Kundun 신사빈 p. 183-212

세계화와 자막, 그리고 커브컷(curb-cut) = Globalization, subtitling, and the curb-cut : the problem of access to foreign films on Korean television in the 1990s : 1990년대 한국 텔레비전 외화의 접근(access) 문제 이화진 p. 213-242

존엄한 죽음과 존엄한 삶의 조건들 = Conditions for a dignified death and a dignified life : bioethics between movies and reality : 영화와 현실 사이의 생명 윤리 최성민 p. 243-277

TV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 연구 = A study of TV drama, The Solitary Gourmet : exclusion of shadows and distribution of non-historical Japan : 그림자의 배제와 탈역사적 일본의 유통 허재홍 p. 279-307

21세기 인종질서 속 동양인들의 위치 = The position of Asians in the racial order of the 21st century : a comparative race study in Claire Jean Kim's Asian-Americans in an Anti-Black World : 클레어 진 킴의 『반흑인 세계의 동양계 미국인』의 비교인종연구 이윤종 p. 309-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