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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사기(史記)』 「자객열전(刺客列傳)」에서 ‘형가전(荊軻傳)’의 서사 기법을 검토한 것으로, 사마천이 자객과 유협의 공통분모로서 의(義)로 대표되는 형가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인물 간 갈등 양상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점에 주목한 논문이다. 즉, 사마천이 형가의 진나라 왕 시해 사건을 소재로 형가의 임무 수행과정의 심리적 갈등과 서사적 인과 과정을 밀도 있게 구성한 지점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사마천은 ‘형경(荊卿)’이 유사(遊士)임을 밝히고, 형가의 세 일화를 거론하며 “호독서격검(好讀書擊劍)”이라는 형가의 성향을 밝혔는데, 이것이 ‘형가전’ 전체 구도와 연계하여 결말의 복선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고점리와 노구천의 일화를 통해 수미일관된 구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사마천은 ‘국무-태자 단’의 대화 기법을 통해 원한과 복수심에 찬 태자 단의 면모를 형상화하여 인물 간 갈등의 모티브를 제시하였고, ‘형가-전광-태자 단’으로 이어지는 ‘의(義):의(疑)’의 대립 구도를 구축하였다. 형가와 선비 전광의 만남을 시작으로 태자 단에게 형가가 소개되고 거사를 치를 인사로 낙점되는 과정이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는데, ‘국무-전광-형가’로 이어지는 의로운 인물군과 성급하고 의심 많은 태자 단의 갈등 양상을 다룬 서사 기법이 일품이다.

이로써 사마천은 형가를 선비와 협객의 면모를 겸비한 의리 있는 인물로 형상화하고, 노구천과 고점리의 일화를 통해 자객의 의리를 재조명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자객 형가가 추구한 것은 ‘유협’의 정신 속에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것으로, 결국 시대의 고뇌를 기꺼이 담당하려는 유사로서의 심리적 동인(動因)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형가는 일개 자객이지만 당시의 형세를 읽어내는 안목과 자질을 두루 갖춘 선비로서 이 비운의 인물이 지닌 숙명을 비장하게 그려낸 사마천의 탁월한 서사 기법을 심도 있게 고찰한 데에 본고의 의의가 있다.

권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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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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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암 배극소의 예학(禮學) = A study on Muk-am Bae Guek-So's theory of the Li(禮) : focusing on Saryeganyo : 『사례간요(四禮簡要)』를 중심으로 한재훈 p. 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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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시대적 맥락에서 본 정역(正易)의 시간관 = A time perspective of Jeongyeok (正易) in the context of Korea's modern era 안승우 p. 137-168

비(非)국가주의적 정치 주체를 위한 권고 = A reinterpretation of the The Analects 1.16 : 『논어』1.16의 정치적 재해석 김영민 p. 169-194

『사기(史記)』 「자객열전(刺客列傳)」 ‘형가전(荊軻傳)’의 서사 기법 연구 = A study on narrative techniques in 'biography of jingke' in biography of assassins in Historical Records 김원중, 심은경 p. 19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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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 예학의 긴장 구조 = The tension structure of the study of manners of Zhu-xi : 『의례경전통해』를 중심으로 주광호 p. 25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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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초레이(島田重禮)의 「풍수설」 = "Treatise on fengshui" of Shimada Chōrei 정재상 p. 317-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