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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는 황제의 역사[本紀]와 신료들의 역사[列傳]을 중심으로 서술된 역사책, 곧 기전체(紀傳體)의 정사(正史)라고 호칭(呼稱)되지만, 황제의 역사는 없고 황제가 분봉(分封)한 제후국(諸侯國) 역사인 세가(世家)가 본기로 대체되었다. 그 사연을 알아보기 위해 고려왕조의 국격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918년 왕건(王建)이 장군들의 추대를 받아 즉위하여 칭제건원(稱帝建元)하였다고 하지만, 칭왕건원(稱王建元)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고려가 문물제도를 정비할 때 전범(典範)으로 당제국(唐帝國, 618~907)의 경우 광활한 강역(疆域)의 확보, 지배체제의 정비, 사회질서의 안정, 경제의 발달, 전통문화의 융성, 그리고 동서문화의 중심지였다는 점에 의해 황제국의 표본이 되었고, 이로 인해 후일 제국으로 명명되었을 것이다.

이에 비해 고려는 이전 왕조인 태봉국(泰封國)이 교류하였던 오대십국(五代十國, 902~979)의 오월국(吳越國, 907~978)과 민국(閩國, 909~945)의 외교정책을 모방하였던 것 같다. 곧 오월과 민은 당시의 시세의 변화에 따라 칭제건원하다가 약체화되었을 때는 번국(藩國)으로 납공사대(納貢事大)를 행한 미완성(未完成)의 황제국, 또는 소제국(小帝國)으로 존속하였다. 이들의 정치행위를 목도하던 궁예(弓裔), 견훤(甄萱), 그리고 왕건도 십국이 취했던 체제, 외교방식 등을 본받아 내제외왕(內帝外王)의 체제를 표방하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13세기 후반 몽골제국의 지배질서 하에 편입되어 제후국으로 강등되었고, 뒤이어 등장한 명제국에도 사대외교를 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형편으로 인해 명제국(明帝國)에 잘 순치(馴致)된 제후국(諸侯國)을 자처하고 있었던 15세기 조선왕조의 위정자들은 자신들의 현실인식을 『고려사』의 편찬에 당시의 국제적 사정을 그대로 반영시켜 『고려사』의 편찬에서 본기(本紀)를 설정하지 아니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 『고려사』는 본기가 없는 불완전한 기전체의 사서라고 할 수도 있고, 이 약점이 역사 연구에서 강점(强点)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서로 평가될 수도 있다. 곧 제국(帝國)임을 표방했던 중원의 정사[二十五史]에서 인근 국가와의 접촉, 교섭에 대한 각종 사실은 국가, 민족, 지역 등의 호칭(呼稱)으로 열전편(列傳篇, 外夷列傳)에 수록되었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시기의 정리[編年]가 연월(年月), 또는 연도(年度)만이 제시되었고, 일진(日辰)이 표기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고려사』는 외이열전(혹은 外國列傳)이 편찬되지 않았기에 인근의 국가, 민족, 상인[客商] 등의 내왕(來往), 접촉, 교류 등이 모두 세가편에 기록되었기에 편년(編年)이 잘 될 수밖에 없고, 그 年月日의 정리에 착오[繫年錯誤]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체제상으로 미비한 점이 있는 『고려사』는 당시 사회의 실상을 더욱 명쾌하게 밝힐 수 있는 생산적 결과[効果]도 제공할 수 있다.

또 『고려사』의 가장 특징적인 면의 하나가 여타의 사서에서 볼 수 없는 특정 외교 관계의 사료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들 외교문서는 당해 왕조의 정사에서는 수록되어 있지 않은 유일한 자료이기에 역사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발급 시기에 만들어진 구어(口語)로 되어 있어 당시의 언어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고려사』는 內陸Asia의 거란, 여진, 몽골족이 발흥(勃興)할 때 그들과 접촉, 교섭했던 사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유목제국으로의 성장 과정을 잘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남아시아의 인도, 남서아시아의 Arab, Ilkhanate, 남동아시아의 琉球 등과의 국가 차원의 교섭, 승려, 상인, 개인 등의 접촉에서 그 시기가 구체적 명기(明記)된 기사가 수록되어 있기에 여타의 사서(正史)에 비해 우월한 자료로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권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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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麗史 서술의 公正性 추구와 本草의 작성·이용 방식 = Pursuit of impartiality in the narrative of Koryŏsa(高麗史) and the way to construct and utilizing Boncho(本草) 노명호 p. 5-29

『高麗史』가 Asia史의 硏究에서 차지하는 位相 = The significance of History of Goryeo in the research of Asian history : the most accurate and authentic historiography of the Goryeo Dynasty in the description of its international relation : 國際關係記事의 精密度가 最上으로 評價되는 高麗王朝의 正史 張東翼 p. 31-79

『고려사』의 『맹자』 활용과 유교의 이해 = Goryeosa's utilization of Mencius and understanding Confucianism 도현철 p. 81-109

『고려사』 기록에 보이는 불교적인 대외교류의 공간적 범위와 성격 = A study on the character & the regional scope of the Buddhist-foreign-negotiations that have been recorded in the History of the Goryo-Dynasty(高麗史) 崔永好 p. 111-135

SF 소설의 여성 신격 재현 양상 = Representations of female deities in science fiction novels : <소셜무당지수>(윤여경×원천강 오늘이), <홍진국대별상전>(이경희×산신과 마마신), <거인 소녀>(남유하×설문대할망)를 대상으로 강성숙 p. 13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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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더링과 에뮬레이팅의 생명정치와 정동 지리 = Biopolitics and affective geography in rendering and emulating : from 'Kunta Kinte' to 'Bill Cosby' : ‘쿤타 킨테’에서 ‘빌 코스비’까지 권두현 p. 223-258

소년비행의 개인적 요인 담론과 반사회성 형성의 지식·제도 = Individual factors of juvenile delinquency discourses and knowledge-institutions in the formation of antisociality : focusing on criminal psychologists Baik Sun Sung and Byung-Rim Jang : 범죄심리학자 성백선과 장병림을 중심으로 김대현 p. 259-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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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宅符·鎭宅符에 대한 연구 = Study on Antaekbu(安宅符) and Jintaekbu(鎭宅符) : focused on 「Bigyeolseongijeonseo(秘訣仙機全書)」 of the 『Nobangyeong(魯班經)』 : 『魯班經』의 「祕訣仙機全書」를 중심으로 조인철 p. 335-366

栗谷 李珥의 漢詩와 ‘淸’의 文學性 = A study on the Yulgok(栗谷) Lee-yi(李珥)'s poem and the literariness of 'clean(淸)' 박수천 p. 367-390

『奉使日本時聞見錄』을 통해 본 조일문사 간의 필담과 그 의미 = Written conversasion between Korean and Japanese writers and their meanings Bongsailbonsimungyeollok(奉使日本時聞見錄) 황현우 p. 39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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