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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경은 1974년 제1회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았고, 「숲속의 방」으로 제6회 〈녹원 문학상〉, 1986년 제10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평단에서도 대중적으로도 큰 공감을 일으킨 작가이다. 본 논문은 이 소설이 지니는 80년대 청춘의 수행 서사에 초점을 맞춰 다른 세대 감각을 지닌 ‘나’ 미양을 중심으로 대학생 소양의 아픔을 이해하고, 소양 세대의 소통 양상을 살펴보았다.

서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나’의 역할은 소양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관찰자, 소양의 방황과 좌절을 따라가는 목격자이자 추적자, 소양이 쓴 일기의 독자 등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소설에서 소양의 일기장이 중요한 이유는 소양의 발화를 통해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고, 이 소설의 비극성을 향한 외피이기 때문이다.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나’의 행위는 소양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녀를 살리려는 노력으로 합리화되지만, 결과적으로 소양이 자살을 택함으로써 그 일기는 소통의 계기가 되지 못하고 유서로서 남게 된다. 결국 나의 분투는 소양의 죽음으로 일단락되는데, 이때 동생의 파국은 새로운 ‘나’, 즉 동생과 동일시되어 나의 ‘미학적 죽음’으로 확장하려는 정동을 취하게 한다. 이렇게 소양의 파국은 죽음을 통해 오히려 부조리한 사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선택이기에 비극이다. 한편 나의 분투는 비록 비극으로 결과를 마주하나 서사의 초반부터 결말까지 끊임없이 소통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에서 앞 세대의 적극적 수행을 대변한다. 아울러 이러한 적극적 수행은 비단 동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대리자’ 역할로 확장된다. 이 소설은 80년대 ‘한국 사회’ 및 청춘의 현실에 대해 반응하는 형상화에 나타난 변화의 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980년대 젊은 청춘들의 고통과 절망을 표현한 강석경의 『숲속의 방』은 80년대 문학이 형상화한 절망의 서사를 비극으로 재현하면서 ‘나’의 적극적인 수행으로 소양 세대를 봉합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권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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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목차
세계문학의 정전화 과정 = The canonization process of world literature : focusing on the acceptance of Tess of the d'Urbervilles in the 1920s and 1930s : 1920-30년대 『더버빌가의 테스』의 수용을 중심으로 김미연 p. 103-156

헨리 반 다이크 『제사박사』의 1920년 조선어 번역에 관하여 = On the Korean translation of Henry Van Dyke’s The Other Wise Man in 1920 김성연 p. 11-56

1920년대 잡지·신문 속 독자 상담란 연구 = A study on advice column in the 1920s : focusing on modern family law and female readers : 근대 가족법과 여성 독자를 중심으로 김지우 p. 227-265

문제적 현실을 재현하는 방식 = A way of representing problematic reality : focusing on Lee Ze-ha’s short story Meals on the Grass : 이제하의 단편 소설 「풀밭 위의 식사」를 중심으로 이근영 p. 267-294

강석경 『숲속의 방』에 나타난 소통의 수행성에 대한 연구 = A study on the performativity of communication in Kang Seuk-kyong’s Room in the Forest 장동숙 p. 295-328

김정일 시대 북한 예술영화 속 백두산 형상과 젠더 문제 = The representation of Mt. Baekdu and the issue of gender in North Korean films during the period of Kim Jeong-il : focusing on Girls Embracing Spring (1994), The White Birch of Mt. Baekdu (2009) : <봄을 안고 사는 처녀들>(1994), <백두의 봇나무>(2009)를 중심으로 전지니 p. 363-396

에스닉 미디어는 동포의 재난을 어떻게 보도하는가 = How does ethnic media report on compatriots’ disasters? : focusing on The New Korea’s coverage of the Korean massacre after the Kanto Earthquake : 관동대지진 이후 한인학살에 대한 『신한민보』의 보도를 중심으로 정한나 p. 57-101

90년대 여성시의 탈-여성적 좌표 = De-feminized coordinates in 90s women’s poetry : in the case of Lee Won and Hwang In-sook : 이원과 황인숙의 경우 조연정 p. 329-362

식민지 마르크스주의 역사철학과 인간학 = Colonial Marxism’s philosophy of history and anthropology : discussion of Shin Nam-chol and Park Chi-woo in the 1930s : 1930년대 신남철과 박치우 겹쳐 읽기 최은혜 p. 157-195

제국의 장기지속, 그 횡단과 초극 = The long Durée of empire, its transcendence and transversality : navigating the coordinates of world, region, and nation in modern Korean literary studies : 한국 근대문학 연구에서 세계, 지역, 네이션의 좌표 그리기 최현희 p. 397-428

1910년대 소설에 나타난 가정교사 형상 연구 = A study on the shape of private teachers in the novel of 1910s : focused on Mujeong(Heartlessness) and The Weak’s Sorrow : 이광수 『무정』(1917)과 김동인 「약한 자의 슬픔」(1919)을 중심으로 허예슬 p. 199-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