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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바람과 바다를 꾸짖어 잠잠하게 하신 모습은 시편에서 하나님이 바다를 꾸짖어서 다스리셨다고 묘사되는 출애굽 사건을 연상시킨다(시 104:7; 106:9). 저녁에 출발한 예수 일행이 바다를 건너간 때가 밤인 것도 밤에 바다를 건넌 출애굽 사건과 유사하다(출 14:21, 27). 예수가 풍랑을 잠잠하게 하심을 보고 사람들이 두려워한 것도 출애굽 후 갈라진 바다를 건넌 백성이 하나님을 두려워한 것과 유사하다(출 14:31). 이러한 유사성은 예수의 사역을 새 출애굽 사역으로 이해하게 한다.

본문은 예수의 새 출애굽의 성격을 알려준다. 예수가 바람과 바다에게 명령하신 것을 묘사할 때 마가가 축귀 묘사에 ‘에피티마오’ (ἐπιτιμάω, 막 1:25; 3:12; 9:25)와 ‘피모오’(φιμόω, 막 1:25)를 사용한 것은 예수가 풍랑을 잠잠하게 하신 사건을 악한 영의 세력을 물리치신 이야기로 보게 한다. 배경 문헌들도 이 사건을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게 한다. 바다를 티아맛 신으로 본 메소포타미아 신화와 바다를 얌무 신으로 본 가나안 신화, 바람이 영적 존재의 지배를 받는다고 본 유대 문헌들(희년서 2:2; 에녹1서 72-82; 에녹3서 14), 특히 파도로 변형되어 배를 침몰시켜 보화와 사람을 취하는 일을 행하는 영적 존재인 “공중과 땅과 지하의 영들의 통치자”를 언급하는 솔로몬의 유언 16:1-3, 바다로 혼돈의 세력을 상징한 시편(시 89:8-11; 107:23- 30)을 배경으로 볼 때에 바다를 잠잠하게 하신 예수의 정체는 악령의 통치자인 사탄(막 3:22, 26)을 물리치시는 분이다. 이러한 배경은 본문이 전하는 예수의 새 출애굽을 사탄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보게 한다.

이 본문은 이야기 전개에 불필요한 요소의 포함, 제자들을 심하게 질책하고 예수를 ‘선생’이라고 부르는 등 초기 교회에 대한 비유사성, 예수에 대한 믿음의 발생의 설명가능성, 다수의 목격자를 제시하고 비밀을 요구하지 않는 이야기의 구성 등 사실의 기억에 토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게 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