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초록보기

이 글은 관동대지진이라는 사건이 민족 간의 위계 구축에 어떠한 변인이 되었는지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관동대지진이 일어날 당시, 일본은 대내외적으로 직면한 위기 상황을 조선인 혐오 담론으로 해소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조선인이 범죄 집단으로 노골적으로 표상되었다는 해석에는 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당시에는 중국인을 비롯해 오키나와(沖繩) 및 도호쿠(東北) 지방 출신의 일본인도 일본의 관과 군, 경, 민에 의해 다수 희생되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들이 겪은 피해란 이들 집단에 대한 직접적인 가해 행위라기보다 조선인으로 대변되는 타자성과 연루된 결과라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특히 이 글에서는 오키나와인과 조선인이 서로를 자기화된 타자로 인식하는 관계에 착안하여, 오키나와인이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민족 위계화에 대해 주목해 보았다. 오키나와인은 조선인과 외모나 복장, 생활환경, 언어 사용 등의 측면에서 조선인과 뚜렷하게 구분되지 못하기도 했는데, 그러하기에 이들은 조선인과 같은 ‘타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시전하거나, 또 다른 ‘타자’를 모색해 그에게 불온함을 전가시켜 자신의 안위를 도모하고는 했다.

오키나와는 자신의 신변이 위협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선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조선과의 우월을 견주며 행여 발생할 동질화의 기제에 대비하고는 했다. 이러한 하위 주체 사이의 경쟁과 폭력이 결국 조선을 철저하게 타자화시키는 데 기여했음은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쇼비니즘이 또 다른 타자들에게 덧씌워질 때 가장자리에 위치한 존재들은 절멸의 순간을 맞이하고 만다. 타자에 대한 폭력의 연쇄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길은 대타자가 만들어 놓은 상징 질서를 내면화하여 자발적으로 타자화의 길을 걷는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권호기사

권호기사 목록 테이블로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기사목차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목차
고려 말 대일 외교의 신기조(新基調)와 정몽주의 일본 사행(使行) = The new basic trend of diplomacy with Japan at the end of the Goryeo Dynasty and Jeong Mong-ju's diplomatic mission to Japan 이영 p. 3-32

정종 원년(1399) 등시라로(藤時羅老) 왜구 집단의 투항과 오에이(応永)의 난 = The surrender of 'Deung Siraro' Waegu group and the Ouei War in 1399 : a critical review on the prevailing argument for 'the Joseon Government's appeasement policy' regarding the Waegu surrender : 왜구 투항에 관한 ‘조선 조정의 회유책’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송종호 p. 33-82

조선전기 對日 銅무역 연구 = A study on copper trade between Joseon and Japan in the early Joseon Dynasty period 민채윤 p. 83-130

『한국수산지』의 해도와 일본 해군의 외방도(外邦圖) = The charts of Korean Fishery and the foreign countries maps of Japan Navy 서경순 p. 131-175

19세기 근세 일본 향토 자료 속의 독도 = Dokdo in 19th century Japanese local historical records 이형주 p. 177-206

골프의 문화접변 = The acculturation of golf in Korea after liberation : from social golf to sports golf(1948~1980s) : 사교에서 스포츠로(1948~1980년대) 김동명 p. 207-249

「무라야마 담화(1994. 8. 31)」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일본 지원단체의 비판・대응과 그 한계 = The Murayama Statement(August 31, 1994) and the criticism, responses, and limitations of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victims and Japanese support organizations : focusing on the issue of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신운용 p. 251-296

관동대지진과 민족 하이어라키 = The Great Kanto Earthquake and ethnic hierarchy : Zainichi Korean from the perspective of Okinawan : 오키나와인의 관점에서 본 재일조선인 조정민 p. 297-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