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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무질서적인 한편 외부의 힘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는 특성을 띠기에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하여 새로운 대중의 ‘형태’가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 권력자는 영화라는 수단을 사용해 대중에게 이데올로기를 선전(宣傳)하며 대중의 정체성을 조작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 영화는 대중의 감정과 정신을 드러내는 매체이기도 하다. 즉, 대중 영화는 대중을 주요 타겟으로 설정하고 있는 만큼 제작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대중의 감정을 맞추려 하거나, 또는 대중의 신념⋅정서를 영화에 투영하여 표현한다. 요컨대, 영화는 대중에 의한 것이며 대중을 위하며 대중을 향하는 것이다.

본고는 영화의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1970년대의 대중소설 『바보들의 행진』(1973)을 원작으로 만든 동명영화 〈바보들의 행진〉(1975)을 중심으로 영화화의 이 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캐릭터인 ‘영철’을 살펴보았다. 우선, 197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본 다음에 70년대의 ‘바보’ 같은 젊은이와 그들을 ‘바보’로 만들고자 하려는 권력자 간에 어떠한 갈등이 있었고, 그 와중에〈바보들의 행진〉이 어떻게 ‘필연적으로’ 상영되었는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어서 영화와 원작 소설에 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며 본 논문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영철’은 누구인가? 원작 소설에 없는 ‘영철’이라는 캐릭터를 영화에서 왜 탄생시켜야 하는가? 그가 어떻게 ‘거세’를 당했는가? 그의 죽음은 어떻게 ‘유령-되기/고래-되기’와 동일화되었는가? 본고는 이 질문들의 해답을 찾아가며 ‘영철’의 ‘탄생’부터 그의 ‘거세’ 및 ‘죽음’까지의 상징적인 의미에 대하여 논의하였고 ‘바보들’의 시대를 되돌아보았다. 영철은 국가권력에 의해 오염되어 버리고만 대중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자로서, 70년대의 청년 대중들이 겪었던 억압으로 인하여 상실되어 버린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청년 정신을 상징하고자 만든 캐릭터이다. 또한 영철은 가부장제를 상징하는 아버지, 군대 권력을 상징하는 사관, 교육권위를 상징하는 교수 등 권력자들 뒤에 존재하는 국가라는 대타자로부터 ‘거세’를 당한 캐릭터이다. 영철의 ‘죽음’은 결국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이자 ‘우리의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희망의 표현이기에 ‘죽지 않는 죽음’이다. 이러한 저항과 희망의 싹은 1970년대 한국 청년의 마음속, 또한 현재까지 청년이 지니는 ‘청년 정신’ 속에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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